출자회사 활용해 정원외 인력으로 166명 편법 운용도 적발돼

부채감축을 위해 부실 출자회사의 과감한 정리를 요구받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이 출자회사를 여전히 퇴직직원 재취업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등 정부의 공기업 개혁추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이현재 의원(새누리당, 경기 하남)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개선을 대책을 따졌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일부 에너지공기업들은 출자회사에 직원을 전출 또는 전적시키는 편법적 수단을 사용, 정부 정원 통제를 회피하며 모기업의 현원을 늘려온 것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산업부 산하 12개 에너지공기업 퇴직임직원의 출자회사 재취업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여 동안(2010년~2015년 8월) 산업부 산하 공기업에서 평균 32년 2개월 근속한 퇴직자 184여명이 출자회사로 줄줄이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자회사에 재취업한 퇴직자가 가장 많은 공기업은 남동발전 41명, 중부발전 31명, 서부 및 남부발전 26명순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공기업개혁 3년차에 접어든 올해(2015년)에도 20명이 낙하산으로 출자회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나, 산업부와 산하 공기업의 개혁의지를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출자회사가 모기업 출신의 낙하산들로 채워지는 경우, 에너지공기업들은 부채비율이 크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출자회사들조차 청산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주무부처인 산업부의 철저한 관리를 주문했다.

이 의원은 또 전문가들은 이에 덧붙여 출자회사 낙하산은 방만경영과 모기업·자회사간 부당 내부거래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서부발전이 33.6% 지분을 보유한 ‘동두천드림파워’는 부채비율 479%의 열악한 경영상황임에도 평균 근속연수 30년 이상의 모기업 퇴직자 11명을 수용, 이중 5명에게는 1억원이상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또 부채비율 899%의 ‘신평택발전(서부발전 지분 40% 보유)’의 경우, 33년, 36년동안 근속한 서부발전 퇴직자 3명을 수용, 평균 9700만원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산업부 산하 5개 발전자회사가 출자회사를 이용해 편법적으로 정부의 공기업 정원관리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남동 등 5개 발전사는 재입사를 전제로 하여 166명을 출자회사로 전출 또는 전적 인사발령을 내고 사실상 해당 인원만큼을 정원외 인력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출자회사에서 근무하는 소속 직원에 대해 근무평정을 실시하거나 승진심사 대상자에 포함시켜 사실상 회사내 인력으로 대우하면서도 이를 핑계로 현원을 늘려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 및 혁신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공기업의 인력 증원을 하고자 하는 경우 주무기관의 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과 사전협의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규정을 교묘하게 피해간 것이다.

예를들어 한국남동발전은 고성그린파워, 강릉에코파워를 설립하고 2013년 9월 기획재정부에 12명의 인력증원을 요구하였으나 2명만을 증원받자 2개 회사에서 근무할 직원을 공모한 후 ‘2014년 6월 24일~7월 11일’에 걸쳐 27명을 전출하는 것으로 인사발령 한후 직급별 현원에서 결원으로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이 의원은 “산업부는 주무부처로서 공기업 출자회사의 인사내역을 주기적으로 점검, 감독하는 등 모기업에서 퇴직한 임직원이 출자회사로 부적절하게 재취업하거나, 출자회사를 이용해 정부 감시를 피해 정원외 인력을 운용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면서 “출자회사 업무와 기능의 전면 점검한 후 민간이 할 수 있는 부분은 민간에게 맡기는 등 산업부 차원의 공공기관 출자회사 기능조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