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석 PEC코리아 대표

비응항은 새만금방조제 입구에 있는 작은 항구이다. 예전에는 작은 섬마을 이었던 비응도의 작은 포구였지만 지금은 새만금방조제가 개발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비응항 인근에는 서남쪽 약 50㎞ 해상에 위치한 옥도면에 소속되어 있는 고군산군도가 있다. 선유도를 비롯하여 야미도·신시도·무녀도·관리도·장자도·대장도·횡경도·소횡경도·방축도·명도·말도 등 63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7월초, 오랜 낚시 친구로부터 8월 하계 출조장소를 비응항으로 정하려고 3일 낚시를 하자고 연락이 와서 흔쾌히 승낙하였다. 이에 카톡으로 동호인들에게 출조안내를 한 결과, 7명이 동참하겠다고 회신을 하였다.

그 친구는 비응바다낚시로 연락하여 하이원호에 예약을 시도하였으나 아직 한 달 반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휴가철이라서 그런지 우리가 예약하고자 하는 기간에 7자 자리 모두를 확보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그래서 일부 자리를 대기로 돌리고 선장에게 전화하여 우리의 계획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였다.

8월초. 출조자와 낚싯배 예약 현황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한 결과, 2명의 이탈자가 발생하였고 3일간 출조에서 2일간만 출조하겠다는 동호인이 있어 선장과 최종 합의하여 3명은 3일간 출조, 2명은 출조로 예약을 완료하였다.

출조가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애로사항이 발생하였는데 서울에서 동호인 4명이 차량 한 대로 출발하여 되돌아오면 출조경비도 절약되고 장거리 운전에도 도움이 되는데 낚시를 하지 않는 동호인 2명이 하루를 숙소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동호인 2명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다음날 일이 있어 귀가해야 한다며, 2대의 차량으로 출조하자고 제안하였다.

어느덧 무더위 속에서도 날짜는 흘러갔고 출조 날이 임박해지자 기상 상황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주간 기상예보를 확인해보니 다음 주 목요일부터 이틀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태풍도 북상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는 시시각각 북상하는 태풍의 경로를 보면서 제발 일본 쪽으로 방향을 틀기를 기원하면서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냈다.

출조 당일, 기상예보대로 전국적으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였으나 다행히 태풍은 세력을 잃고 소멸되고 있었다. 나는 금요일 출조를 포기하고 토요일, 일요일 양일간 출조로 변경하자고 친구와 협의하였으나 일요일에는 3자리 밖에 없어 동호인 2명은 하루 밖에 낚시할 수 없다고 하였다.

선장이 내일 출조 여부를 확답하지 않아 출조 동호인들로부터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독촉 전화가 심하였다. 그러던 중 선장으로부터 내일 출조하겠다는 연락이 왔기에 내일 기상을 물어보았더니 비는 오전까지 주로 내륙에 오고 먼 바다에는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아 출조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또 다른 태풍이 북상하고 있어 출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였다.

나는 맨 먼저 3일간 낚시를 원한 동호인들에게 연락을 취하여 낚시 일정을 조정하여 서울팀들 모두 2일간 낚시하고 토요일 귀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선장에게 연락하여 일요일 예약한 자리를 취소한다고 최종 통보하였다.

서울 집에서 군산까지 240㎞이며, 출조자 집으로 가서 픽업을 해야 하고, 비응항에 03:00까지 도착해야 출발시간을 오후 11시로 잡았다. 집을 나서는데 아내가 비도 오고 태풍도 온다는데 며칠씩 낚시를 간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핀잔을 주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키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차에 올랐다.

 
동호인들을 픽업할 때마다 똑 같이 “내일 비 않은데? 바람은 안분데?” 라고 물었으며, 나는 “글쎄요. 선장이 바람이 없다고 하고 오전에만 비가 온다고 하니까 비록 비를 맞는다하더라고 우비 입고라도 낚시를 하지요”라고 답하였다. 우리는 그렇게 걱정 반 기대반하는 심정으로 서울을 출발하였으며, 군산 톨에 도착할 무렵 비 이야기보다는 개우럭과 쿨러 조황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