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 변호사

김씨는 원룸을 건축해 임대사업을 하고자 법무사에게 토지 소유권이전등기 업무를 의뢰했다. 김씨는 2개월 뒤 주택건설기준법상 주차공간 설치기준이 강화될 예정이어서 임대 수익성을 고려해 기준이 강화되기 전에 건축허가를 받길 원했다. 하지만 법무사 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등기비용을 빼돌리면서 등기업무를 제때 이행되지 못했다. 김씨는 예정했던 기간에 건축허가를 받지 못했고 결국 건축을 포기했다. 김씨는 이로 인한 손해배상을 법무사사무실로부터 받을 수 있을까.

채무자인 일방 당사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때에는 그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민법은 손해배상의 범위와 관련하여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나누고 있다. 이에 의하면, 채무불이행의 결과 보통 발생하는 통상손해는 채무자에게 그 전부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특별한 사정에 기한 손해는 원칙적으로 배상책임을 부정하고 있다. 다만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가령, 매도인의 이행불능으로 매수인이 전매를 하지 못해 입은 전매차익이나, 다른 목적물을 사용하는데 지출한 돈, 그 과정에서 교통사고를 입은 데 따른 손해 등이 그러하다. 매수인이 전매를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수인별로 전매여부가 다를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으로 본다. 다른 목적물의 사용여부도 당사자마다 달라질 수 있고, 교통사고를 입은 데 따른 손해역시 통상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에 따른 손해도 특별손해로 보는 것이다.

사안의 경우, 주차장 설치기준이 강화되면서 원룸의 사업성이 없게 되는 손해는 통상손해라기보다는 특별손해에 해당한다. 이 경우 법무사가 주차장 설치기준의 강화되면서 원룸의 사업성이 없게 되는 손해를 미리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고 하겠다.
02=531-8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