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회 주요 참석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유연백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 정훈공 (사)에너지자원산업발전연구회 회장, 박명재 의원, 박맹호 의원, 목진휴 국민대 교수, 이강후 의원, 이명수 의원, 이운용 의원, 김두영 버슨마스텔러코리아 부사장, 이충재 한국 YMCA 기획협력실장, 김연수 문화일보 기자.

이명수·이강후 의원 주최, 원자력문화재단 주관 개최
국민참여 토론회 지속 예정

‘올바른 에너지정책 수립을 위한 국민공감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지난달 28일 열렸다.
원자력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과 이강후 의원(원주 을)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은 원자력 갈등 해법으로 ‘시나리오 씽킹’이 제안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를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2015년에 미국이 최대 산유국이 되는 등 세계 에너지 환경이 바뀌는 상황”이라며 “곧 ‘전기의 세계’ 전기자동차 등 ‘전기의 세계’로 산업이 진입해 전기의 힘이 국력을 의미한다”면서 성공적인 토론회 개최를 격려했다.

주최자인 이명수 의원은 “원자력정책은 상생과 합의를 통해 사회갈등으로 인한 재원낭비의 심각성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여야를 초월해 국가 미래전략과 국민경제 및 민생 차원의 정책일관성을 확보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강후 의원은 “원자력 정책은 에너지정책 차원을 넘어서 국가경쟁력과 외교안보, 통일까지 연관되는 중요한 문제로 사용후핵연료, 7차 전력수급계획 등에 대한 합리적이고 현명한 해결방안 필요하다”며 “원전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을 줄일 바람직한 대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번 토론회는 갈등이 첨예한 원자력에 대한 토론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논의를 시작한 자리가 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두영 버슨마스텔러코리아 부사장은 원자력 갈등을 풀기 위한 방식으로 ‘시나리오 씽킹’을 제안했다.

‘시나리오 씽킹‘은 사회 갈등을 푸는 방법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생소한 방법이다. 성공적인 사례로 백인정권에서 흑인정권으로의 이행되는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몽플레 프로젝트’가 있다.

김 부사장은 가치중립적 시각을 가진 제3의 조정자와 이해관계자들의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원자력 및 에너지믹스에 대해 토론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여한 박창재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갈등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잘 해결하고 관리하면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에너지의 경제성, 안보, 안전성, 기후변화 외에도 지속가능성, 공평성과 같은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시나리오 씽킹방식을 한국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추진주체들이 이해관계자 신뢰를 얻기 위해 스킨십 등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며, 백지 상태에서 참여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충분한 자료 제공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충재 한국 YMCA 기획실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준비절차가 필요하며 사전에 국민들의 의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조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앞으로 시나리오 씽킹은 오는 2015년 1~2월에 거쳐서 ‘사회적 갈등 해소 차원의 원전 갈등 해소방안’, ‘탈핵 vs 찬핵 프레임에서 기후변화, 온실가스 프레임으로’, ‘국민경제, 국가경쟁력, 국가재정 차원의 원전산업’ 주제로 국민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몽플레 프로젝트’란

첨예한 대립의 두 세력이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해소한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1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 근처 포도농장에 있는 몽플fp(Mont Fleu) 컨퍼런스센터에서 22명의 사회적 인사가 모여 6개월 동안 ‘남아공의 미래’를 토론했다.

	▲ 아담 카헤인

이자리에는 편중되지 않은 시각의 외부인으로 아담 카헤인(미 갈등해결 전문가, 통합의 리더십 저자)을 퍼실리테이터로 초청, 제3자적인 공정하고 객관적인 프로세스에 입각해 대화로 합리적인 시나리오를 도출, 채택했다.

당시 남아공은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라는 흑인 분리 차별정책으로 악명이 높아 1990년 흑인들의 조직적인 저항이 거세지자 흑인정당, 반정부단체 대표, 강경노조 및 공산당 대표들이 백인대표와 몽플레 센터에 마주 앉아 3개월 동안 30개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이듬해 3월까지 4개로 정리했다. 4개의 시나리오는 첫째, 타조 시나리오로 백인정부가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에 박고 흑인의 요구를 듣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레임덕 시나리오로 약체정부가 눈치만 보다가 개혁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또 세 번째는 이카루스 시나리오로 의욕만 넘치는 흑인정부가 태양 가까이 날다 떨어져 죽는 이카루스처럼 이상주의적이지만 경비가 많이 드는 국가사업을 추진하다 재정위기에 빠지는 것이며 마지막 네 번째 시나리오는 플라밍고들의 비행(Flight of the Flamingoes) 시나리오로 모든 세력이 연합해 답답하지만 천천히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4개의 시나리오는 팜플렛과 동영상으로 제작돼 모든 정치집단, 시민조직, 경제단체에 배포됐으며 이를 설명하고 토론하는 위크숍이 100회 이상 열린 결과 4번째 시나리오로 의견을 좁혔다.

이 시나리오는 지난 1996년 만델라 정부의 ‘성장과 고용의 재건설’ 정책의 토대가 됐으며 대결의 시대를 화해와 통합의 시대로 바꾸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