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식 한국SR평가원장

신대륙인 미국으로 건너 간 초기의 이민자들은 미국을 끝없는 자원, 억압으로부터 해방된 자유의 땅으로 여겨 비록 노동은 고되었어도 그에 대한 보상이 수반되었으며 지배계급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신앙을 유지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한편 초기 신대륙을 개발하고 창건하는 무역회사는 특허장을 가지고 투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특정 토지를 특허장 혹은 법령에 의해 할양받은 수여자들은 무역회사의 본국 지도계급이 이를 관리하고 있었다. 특허장과 법령의 내용은 할양받은 특정 지역에의 출입, 식민지 개발을 위한 허가가 주된 내용이었다. 다만 특정 토지가 기독교 군주나 고위직에 예속된 토지가 아닌 한 신의 이름 아래 독실한 신앙심이 있다면 본국은 대부분 식민지화를 인정하였다.

신대륙에 설치된 식민지 정부는 식민지 주민과 본국 정부 양측에 책임을 지고 있었으며 본국은 식민지내에서 식민지 정부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의 중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식민지 정부를 폐쇄할 수 있는 조치와 함께 식민지 내의 자원을 수탈하는 규정도 정해 놓고 있어 원자재 산출량의 최소 20%수준까지 본국 송출이 가능하였다.

초기 아메리카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주민에게 2가지의 소명이 주어졌다. 신을 경배하고 신의 교리에 따르는 생활을 영위할 것과 성실한 근로 자세였는데 아메리카 건국의 기본 이념으로 루터의 프로테스탄트 노동윤리가 그 기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동부 연안을 중심으로 무한히 존재하는 듯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서부 개척 과정에서 성공에 따른 엄청난 부와 실패의 경우에도 일정한 공간과 토지가 확보되면서 재출발할 기회를 제공하게 됨에 따라 초기 아메리카의 이주민은 노동윤리와 함께 그리스도 신앙에 대한 가치관은 더욱 확고하게 됐다.

당시의 산업은 농업, 어업, 수렵 혹은 무역 등이었는데 미국의 주요산업이 미국독립전쟁 이전에 이미 산업부흥이 일어나고 있었다. 특히 1700년대 초반 아메리카 국내 산업은 크게 융성하여 고품질의 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영국의 상인이 이에 대해 경고하기 시작하였고 간혹 영국 정부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영국 정부는 국산품의 사용, 국산품과 외국제품의 수출입에 일정한 관세 부과와 제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벤자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
프랭클린은 초기 미국인에게 청교도식 노동가치관을 받아들일 것을 권장하였으나 점차 종교적 부분보다 일상적 노동관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거나 '근면은 행복의 어머니'라고 보고 일상에서의 성실한 노동 자세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사후에 더 유명해 진 그의 저서들은 당시 종교적 노동관을 일상적 노동관으로 재해석하였다는 점에서 그의 업적은 오늘날에도 자주 회자되고 있다.

토마스 제퍼슨 (Thomas Jefferson)
미국의 독립선언을 기초한 제퍼슨은 후에 미국 3대 대통령으로 재임한다. 그는 미국 노동자의 근면한 개인주의관에 신뢰를 보는데 그의 사조는 영국의 중상주의보다는 프랑스의 중농주의 사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인의 덕과 행복이 공업사회보다도 농업경제에서 더 좋은 상태를 지속하였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실제로 그는 공업화에 그다지 호의저이지 않았는데 공업화 현상의 결과로 도시화, 토지를 소유하지 않은 노동자, 비용, 관료주의 등 정부에 의한 규제가 필요한 배경으로 공업화를 들고 있다. 따라서 제퍼슨은 최소한의 통치를 하는 정부가 가장 좋은 정부로 보았는데 여기서 최소한의 정부는 결코 무법적인 혹은 무정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건국 주역들 대부분이 강력한 리더에 의한 통치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은 과거 장년에 걸친 인류 문화에 전제정치, 독재정치, 과두정치, 군사독재정치, 금권정치 등의 지배형태에 대한 폐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결과라고 판단된다.

제퍼슨은 전제정치를 경멸하였으나 '우민화정치' 또한 경계해야 할 통치체제로 보고 이에 대한 중간적인 대안책을 마련하기에 고심한다. 중간적 대안은 우선 질서와 공정을 보증하기에 충분한 정부이여야 하며 국민을 고통스럽게 해서는 안 될 것을 요건으로 삼고 있었다.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과거 이스라엘이 역사상 처음으로 대의제 정치제도의 국가였음을 밝히고 이후 1500년이 지난 당시에도 앵글로 색슨계의 생활양식이 당시 이스라엘 생황양식과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그들의 통치형태 및 생활양식을 미국 헌법과 people law(시민법)에 반영하게 된다.

그는 지나치게 비대한 전제권력에도 반대하고 정부규제가 전혀 없는 무정부통치에도 반대하는 중간적 통치형태를 추구하면서 당시의 정치 지도자들이 체제 내에서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는 문제, 충돌을 해결하기 위해 의회보다는 군대에 간원하는 것으로 시대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갔다. 국민이 공무원을 선출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나 복지를 침해하지 않는 한 국민 스스로가 원하고 생각하는 것을 자유로우면서 광범위하게 향유할 수 있는 헌법제정과 통치형태를 고안한 건국 공신들의 숭고한 정신,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에 현재의 많은 미국인들이 감사하고 있다.

이후 미국은 점차 고도의 공업화 과정을 경험하면서 제퍼슨이 그토록 걱정하던 거대한 정부를 향한 관리체제로 중간 위치의 진자를 이동시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