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중 IPO(주식상장) 이후 민간에 배당된 금액이 5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공공자산의 민간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더민주, 서울 금천구)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중 IPO를 진행한 6개 기관이 각각 IPO 이후 지난 2015년까지 지급한 민간배당액이 5조3,78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 민간과 외국계 배당을 합한 민간배당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전으로 1989년 IPO 이후 2015년까지 3조8,277억 원을 지급했으며, 이를 이어 강원랜드가 2001년 IPO 이후 약 8,945억 원의 민간배당액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자본으로의 공공자산 유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각 기관의 IPO 이후 외국계에 대한 배당액을 파악한 결과 약 3조1,052억 원 가량의 배당액이 외국자본에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지급된 민간배당액 5조3,000억 원의 절반이 넘는 57%에 해당하는 수치로 내국 민간자본에 지급된 배당액 2조2,272억 원보다 1조원 가까이 더 많은 배당액이 외국으로 빠져 나간 셈이다.

특히 강원랜드의 경우 외국계자본이 민간배당액 중 2/3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으며, 뒤이어 한전이 60%, 한전KPS는 47%를 차지해 이들 기관에서 자산의 해외유출 현상이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현상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들에게 발전사의 성과과실을 공유하고, 발전사 사업의 투자재원을 확보한다는 명분하에 올해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을 상장하기 위한 절차를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이훈 의원은 “공공기관을 주식상장함으로써 생기는 공공기관의 민간유출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발전사 IPO의 취지 중 하나로 투자를 하는 국민들에게 배당수익이 돌아간다고 말하고 있지만 산업부는 산하 공공기관의 외국자본 배당액이 3조원을 넘는데다 자본력이 있는 일부 국민에게만 치우치는 배당을 두고 무슨 근거로 발전사 IPO를 추진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훈 의원은 정부가 IPO를 추진하는 사실 상의 핵심이유인 발전사의 자금력 확충에 대해서도 ‘전혀 합리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은 이유’라고 지적하면서 ‘정부는 발전사 상장을 통해 시중 유동자금을 산업자금화해 발전사 사업의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에너지인프라에 지속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마치 현재 발전사의 재무상태와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