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석 PEC코리아 대표

언젠가부터 인천으로 낚시 가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안흥으로 출조하고 있다. 늘 다니던 인천에서 낚시를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고 실제로 가지 못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럭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6월말 경 목선배께서 주말 새시대호에서 농어낚시를 나가는데 같이 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이번 토요일에 성지순례를 갈 예정이라고 말씀드렸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인천에서 농어낚시를 해 본적이 없어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마침, 성지순례를 가겠다던 형제 두 분이 급한 일로 가실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

사실 10여 년 전에 목포 농어낚시를 두 번 다녀왔었다. 목포 농어낚시는 배를 타고 나가서 농어가 이동하는 포인트에 배를 세우고 닻을 내린 후 엔진을 정지시키고 10여개의 완투대를 던져 놓고 농어 입질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입질이 없으면 매우 심심하였고, 입질이 와도 잠깐이어서 별 재미가 없었다.

인천 농어낚시 방법을 확인하려고 선장에게 전화를 걸으니 오랜만이라며 매우 반가워하며, 베이트릴과 생새우로 농어를 잡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베이트릴이 없다고 하자 빌려주겠다고 하여 주말에 목선배와 함께 가겠다고 약속하였다.

1년여 만에 연안부두 낚시가게에 들어서니 선장과 사모님이 우리를 따듯하게 맞이하여 주셨다. 승선명부를 적고 농어낚시에 대해 이것저것 묻고 나서 농어낚시 채비와 30호 봉돌을 사고, 인근 가게에서 생새우 미끼를 구입하여 배로 내려갔다.

우리는 선장실 좌우에 자리를 잡고 사무장에게 농어낚시에 대해 물어보니 농어를 잡으려면 입질이 와도 가만히 두면 농어가 미끼를 물고 달아나는데 그때 천천히 감아올리면 되고, 7자 이상 되는 농어는 힘이 세서 물고 달아날 때 잡아당기거나 합사줄이 풀리지 않으면 목줄이 터진다는 것이다. 베이트릴의 경우 농어가 달아날 때 합사줄이 천천히 풀리며, 어느 정도 줄이 풀리면 릴을 감고, 또 달아나면 풀어주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농어가 힘이 빠질 때까지 힘겨루기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자 서서히 대물에 대한 욕망이 꿈틀거렸다.

새벽 5시 출항하여 30분 만에 인천대교에 도착하여 낚시를 시작하였다. 선장은 선내 방송을 통해 농어는 떠서 다니므로 봉돌을 바닥에 대지 말고, 수시로 바닥을 찍고 릴을 한두 바퀴 감고 기다리라는 것이다.

한 시간여를 낚시하였으나 농어 입질이 전혀 없고 간간히 우럭 잔챙이와 장대가 올라왔다.

오전 7시가 넘자 ‘톡’하는 입질이 왔다. 그래서 긴장하며 기다리는데 릴대가 휘어지면서 쑥 들어간다. 그래서 릴을 천천히 감자 묵직하게 물고기가 딸려 오는데 우럭과 달리 버둥대는 느낌이 없었다. 수면 위로 하얀 색의 농어가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사무장이 뜰채로 농어를 건져 올렸다. 눈대중으로 보니 고등어 크기 정도였다.

여기저기서 농어를 건져내기 시작하였다. 농어의 크기는 대충 3자에서 7자 내외로서 특히, 7자 점농어가 눈에 들어왔다. 나도 잡아야지 하면서 다시 낚싯대를 드리웠다. 농어 떼가 지나고 나니 더 이상 입질이 없었다. 그러자 선장은 다시 농어 떼를 찾아 배를 이동하였다.

얼마 후, 낚싯대를 내리고 기다리는데 쑥하며 릴대가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왔구나! 하며 릴을 천천히 감자 처음과 달리 농어의 움직임이 느껴지면서 수면위로 떠오른 농어를 보니 4자 정도로 보였다. 이 정도야 굳이 뜰채가 필요 없을 것 같아 바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어서 4자 농어가 또 올라왔다. 이 정도면 인천 농어낚시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어 입질이 끝나자 나는 농어 한 마리를 사모님께 회를 떠 달라고 맡겼다. 잠시 후 농어회가 나왔고, 소주 한 잔을 마시고 회 한 점을 먹어보니 생각보다 감칠맛이 있었다. 나는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취기가 올라 선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