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 변호사

공무원인 김씨는 최근 직장에서 술자리를 겸한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인근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김씨가 사고를 당한 장소는 집으로 가는 통상적인 길보다는 조금 더 먼 곳이었고, 사고 지점 근처에는 횡단보도가 있었다.

김씨는 횡단보도가 있었는데도 왕복 10차로를 무단횡단하여 사고를 당한 것이다. 한편, 김씨는 길 건너편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기 위해 무단횡단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밤늦게 일반인들도 사고 장소 인근에서 무단횡단을 자주 하는 곳으로 확인되었다. 김씨의 유족은 회식후 집으로 가는 도중에 당한 사고는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족연금을 청구하였다. 국가에서는 공무수행 중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연금지급을 거절하였다. 김씨의 유족은 유족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까.

공무원이 근무를 하기 위하여 주거지와 근무장소와의 사이를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을 하던 중에 발생한 재해는 공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재해로서 공무원연금법상의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이었는지 여부가 늘 관건이다.

김씨의 경우, 사고 장소 및 이동 경로를 볼 때 정상적인 경로나 방법에 의한 퇴근으로 볼 수 있을까. 여기에는 2가지 견해로 나뉜다. 우선, 김씨가 사고 당시 집으로 가고 있던 것이 아닐 수도 있고 당시 사고 지점 근처에 횡단보도가 있었는데도 왕복 10차로를 무단횡단한 것은 통상적 귀가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있다.

다른 하나는 사고 지점이 통상적인 길보다는 조금 더 먼 곳이라는 점에서 통상적인 퇴근 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김씨가 길 건너편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기 위해 무단횡단을 한 것이라는 점과 밤늦게 일반인들도 사고 장소 인근에서 무단횡단을 자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대법원은 후자의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대판 2015두42190 판결).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통상적인 퇴근 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에 일어난 사고로 볼 수 있으므로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사안의 경우, 김씨의 유족은 유족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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