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 변호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한 토지주택공사는 완공한 아파트 일부를 공공임대했다. 공공임대 약정기간인 5년이었다. 5년이 지난 후 토지주택공사는 공공임대한 아파트에 대하여 분양전환을 실시하였다. 김씨는 토지주택공사에서 요구하는 분양대금을 전액 납부하고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

8년이 지난 후, 김씨는 토지주택공사가 아파트 분양전환가격을 과도하게 많이 받았음을 알았다. 그리하여 김씨는 토지주택공사에게 과다하게 지급된 분양대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였다. 토지주택공사는 분양대금반환청구권은 상사채권이므로 분양이 이루어지고도 8년 후에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상사채권 소멸시효 기간인 5년이 지났음을 이유로 들어줄 수 없다고 하였다. 김씨는 과다하게 책정된 분양대금을 반환받을 수 있을까.

소멸시효란 권리불행사의 상태가 일정한 기간 계속된 경우에 권리의 소멸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시효제도의 존재이유는 영속된 사실상태를 존중하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고, 특히 소멸시효에 있어서는 후자의 의미가 강하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하고, 채권 및 소유권이외의 재산권은 2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민법 제162조).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본법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상법 제64조). 원칙적으로 조문에 “시효로 인하여”라고 규정되어 있는 것은 소멸시효기간이다.

사안의 경우, 주택토지공사가 받은 분양대금이 민사채권인지 상사채권인지에 관하여는 두가지 시각이 있다. 하나는 김씨 등 입주민들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토지주택공사가 상행위로 체결한 분양계약에 기해 입주민들이 분양대금을 납부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서 상사채권이라는 견해이다. 근본적으로 상행위에 해당하는 분양계약에 기초해 발생한 것이므로 민사채권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이 아닌 상사채권 소멸시효기간인 5년이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김씨의 경우 소멸시효기간인 5년이 완성됐기 때문에 그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다른 하나는 임대주택의 우선분양전환 제도의 목적은 임대사업자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달성하는 데 있는 것에서 찾는다.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사업자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있다는 점에서 입주민들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민사채권에 해당돼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본다.

하급심의 견해도 갈리고 있다. 서울고법은 전자의 견해를 취하고 있고(서울고법 2015나201084), 제1심은 후자의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 사안의 경우는 결국 대법원의 판례를 지켜보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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