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식 한국SR평가원장

1. 경영진의 의지와 리더십

조직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TFT를 구성하는데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은 조직과 관련된 모든 법과 제도를 파악하여야 하며, 조직의 이해관계자의 목적과 가치를 고려하면서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여야 하기에 비교적 프로젝트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최고경영자의 승인인데,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프로그램 성공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한 조사 결과는 직원은 회사가 윤리적 행위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불성실한 행위나 범죄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행동규범(Code of Conduct)이 없는 회사 직원보다 행동규범은 있으나 최고경영자의 합의 내지는 승인이 없었거나 미비한 형태로 존재하는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은 사업 활동을 윤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사의 태도에 대해 직원이 회의를 품게 되어 역기능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최고경영자가 인식하여야 한다. 따라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 최고경영자의 의지에 두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최고경영자는 직원에 대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데 이때에도 최고경영자는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모범을 보이면서 직원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영진은 스스로 법적책임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도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 전술한 Care Mark 판례에서 보았듯이 조직 내의 부정한 행위에 대해 경영진의 감독의무를 강화하는 한편 기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기능의 적합성에 대해서도 판단하고 있다.

일본의 경단련(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의 약칭)가 제정한 기업행동헌장(제3판) 제9조에는 기본적인 준비와 자세에 대한 회사의 기업윤리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는 신뢰가 사업 활동의 기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광범위한 사회전체에 대해 유용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숭고한 의지를 몸으로 실천하고 계열 자회사를 포함한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 정신이 파급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원의 행동에 대해서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발뺌할 것이 아니라 경영자로서의 책임을 수행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며 이러한 자세가 바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기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고 하여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일반적인 생각은 비용 부분에 대한 고민이다. 사업장에 환경문제가 발생할 경우 새로운 설비 도입에 따른 비용, 제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 변경의 비용,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원복지 시설의 개선, 사원의 윤리교육을 실시할 경우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비용은 기업 이익과 바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많은 경영진은 재무적 관점에서 주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이 수반되는 영역 이면에는 많은 잠재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으며, 이러한 리스크가 顯在화 될 경우 바로 조직은 위법행위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이 위반행위가 밝혀지면 조직은 재무적 비용과 비재무적 비용을 감내하여야 하게 되어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재무적 리스크에는 가장 먼저 주가하락, 위반행위에 대한 민사상 배상 혹은 형사적 처벌, 이와 관련된 소송비용 등이 직접적으로 조직에게 타격을 줄 것이며, 비재무적 리스크로는 대표적으로 기업 이미지 실추, 직원의 충성도 하락, 고객 이탈 등을 들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재무적, 비재무적 리스크 때문에 최고경영자 및 경영진은 위법사실의 사전 예방 및 위반의 조기 발견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관리에 가장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2. 총괄 책임자의 임명

미국 양형가이드라인은「총괄책임자」를 지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책정하고 이것이 유효하게 실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양형가이드라인이 규정하고 있는 사항 모두가 잘 준수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책임이 있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총괄책임자는 보통 CCO(Chief Compliance Officer)라 하는데 이들의 주 역할은 컴플라이언스의 ‘실효성 확보’에 있다. 내부통제 혹은 기업윤리를 실패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그 원인을 기업문화, 관리방법의 부적절, 관리직의 잘못된 행동에 두고 있다. 직원이 취하야야 할 행위가 조직문화, 조직규정, 관련 법률에의 위반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누군가가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 조언해 준다면 그 직원의 위반행위는 자제될 것이며 그로 인한 조직의 연루 관계도 문제없이 정리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반 행위의 是非를 가려 줄 지침, 조언, 상담 등의 체제 구축이 요망되며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담당자로서 CCO를 임명해 놓아 혼선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