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 변호사

김씨는 A회사 노동조합의 상무집행위원직을 맡고 있다. A회사와 그 노동조합간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에 의하면, 상무집행위원회는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고, 대의원 및 상집위원휴무 시 공가는 유급공가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위 단체협약은 A회사는 조합 사무실 및 회사 시설의 일부를 사용함을 승인하고, 비품 및 사무기기, 통신기구를 대여하며, 정당한 조합업무 수행을 위하여 회의, 교육, 행사를 위한 시설 및 장소의 사용을 요청할 시 적극 협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씨는 임시대의원대회 및 상무집행위원회에 참석하였다가, 회의 보고자료를 가지러 가기 위하여 계단을 내려가다가 발을 헛디뎌 주저앉는 바람에 ‘좌 슬관절 전방십자인대 파열상’을 입었다. 김씨는 위 부상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위 사안의 쟁점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단체협약 또는 회사의 승낙에 의한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노동조합업무를 수행하거나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다른 하나는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아닌 노동조합 간부가 회사의 승낙에 의하여 노동조합업무 등을 수행하는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의 입장은 이러하다. “①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근로계약상 본래 담당할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게 된 것이 단체협약 혹은 사용자인 회사의 승낙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②이러한 전임자가 담당하는 노동조합업무는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나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 등이 아니어야 한다.

③이러한 2가지 요건이 갖추어지면 회사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본래의 업무 대신에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바로 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전임자가 노동조합업무를 수행하거나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④이러한 법리는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아닌 노동조합 간부가 사용자인 회사의 승낙에 의하여 노동조합업무를 수행하거나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사안의 경우, 대법원의 견해에 의하면, 김씨가 위 회의에 참석한 것은 A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다고 하겠다.
<02-531-80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