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 변호사

김씨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제1심에서 승소를 하였다. 제1심 법원은 남편에게 판결문을 보냈으나 남편이 집에 있지 않은 관계로 송달이 제대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남편은 판결문을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항소장을 제출하였다.

그리고는 바로 항소취하서를 제출하였다. 며칠 후 제1심 판결문을 받은 남편은 마음이 바뀌어 항소장을 다시 제출하였다. 법원에서는 이미 항소취하서를 제출하였으므로 다시 제기한 항소는 그 효력이 없다고 하여 소송이 종료되었음을 알려왔다.

남편은 항소기간이 아직 남아 있으므로 그 기간안에 다시 항소장을 제출한다면 여전히 항소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편의 주장은 타당할까.

항소의 취하가 있으면 소송은 처음부터 항소심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다. 항소심만 없는 것이므로 제1심 판결은 유효하게 존재한다. 소의 취하와 다른 점이다. 항소는 제1심 판결문을 받은 다음날부터 14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항소를 제기한 후, 14일이 지나고 나서 항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항소기간 만료시에 소급하여 제1심 판결이 확정된다. 가령, 1. 1.에 제1심 판결문을 송달받았다고 치자. 그 다음날인 1. 2.부터 14일이 되는 1. 15.에 항소를 제기한 후 1. 17.에 항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항소기간이 만료되는 1. 15.에 제1심 판결이 확정되는 것이다.

위 예에서 가령 1. 5.에 항소를 제기하고 나서, 항소기간 만료일인 1. 15.이내인 1. 10.에 항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아직 항소기간이 만료되지 않게 된다. 이 경우에는 그 항소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다시 항소제기가 가능하다. 대법원의 최근 판시내용이다(대판 2015므3455판결).

사안의 경우, 남편이 제1심 판결문을 송달받기 전에는 항소기간이 개시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항소를 제기하고 항소를 취하하는 것과 관련하여서는 적법하게 제1심 판결문이 송달된 날부터 계산하여야 한다. 항소를 취하하고 난 후 제1심 판결문을 받은 이상, 항소기간은 판결문을 받은 그 다음날부터 14일까지가 된다. 항소기간이 남아 있다면, 남편은 다시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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