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 변호사

김씨는 A사와 상조계약을 체결하고 6년간 그 대금을 할부로 완납하였다. 김씨가 A사와 맺은 상조계약은 선불방식의 할부금으로써 그 대금을 미리 완납하고, 후에 상을 당하였을 때에 A회사에 상조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김씨는 완납한 후에 A사와의 상조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B사가 A사를 인수하였다. 그런데 두 회사는 인수 당시 해지된 상조계약 해약환급금은 A사가 책임지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그런데 A사는 김씨에게 해약환급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러자 김씨는 B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B사는 김씨에게 해약환급금을 돌려주어야 할까.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1항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사업의 전부를 양도하거나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 대하여 합병 또는 분할이 있는 경우 해당 사업의 전부를 양수한 회사, 합병 후 존속하는 회사, 합병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 또는 분할에 의하여 해당 사업의 전부를 승계한 회사는 그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 의하면,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사업의 전부를 양도한 경우 해당 사업의 전부를 양수한 회사는 그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지위를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해약환급금 지급의무 등 선불식 할부계약에 관한 일체의 권리와 의무도 모두 승계된다. 사안의 경우에는 그러므로 일응 해당 사업의 전부를 양수한 B사가 선불식 할부계약에 관한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게 된다.

그런데 위 조항의 내용과는 달리, A사와 B사간의 사업양도계약 당시 ‘A사와 B사가 승계를 일부 배제하는 약정’이 체결된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이 있다. 대법원은 위 규정은 재화 등을 공급하기 전에 대금을 선불로 받는 선불식 할부거래 영업의 특성에 따른 소비자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이와 달리 사업양도계약 당시 A사와 B사가 승계를 일부 배제하는 약정을 했더라도 그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대판 2015다50200판결). 이와 같은 법리는 상조회사와의 거래뿐만 아니라 선불식 할부거래에 해당하는 모든 거래에 적용이 된다. 그 결과 선불식 할부거래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일반채권자보다 좀 더 두텁게 보호받게 된다.

사안의 경우, B사는 김씨에게 해약환급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02=531-8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