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 변호사

김씨는 농업용 난로를 구입하여 설치해 주는 일을 한다. 그런데 김씨는 농업용 난로의 버너에 사용되는 부품은 이씨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최근 비닐하우스에 설치한 김씨의 농업용 난로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김씨는 비닐하우스 농작물이 냉해로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자들로부터 그 손해를 배상하라는 요구에 시달리게 되었다. 결국 김씨는 냉해피해로 인한 손해전부를 배상해 주었다.

그후 농업용 난로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으로, 이씨가 공급해 준 부품이 추위에 견디는 내한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이씨는 자신이 공급해준 부품은 통상의 품질이나 성능을 갖추고 있었고, 김씨가 특별히 내한성이 있는 부품을 요구한 바도 없었으므로 자신에게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이씨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부품을 공급하는 경우, 보통은 그 부품이 통상의 품질이나 성능을 갖추고 있으면 된다. 더 나아가 특수한 품질이나 성능을 갖추어야만 하는 경우에는 특수한 품질이나 성능을 갖추어 불 것을 부품공급업자에게 설명되어야 한다. 그리고 부품공급업자는 공급하는 부품이 그러한 품질과 성능을 갖춘 제품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보증하고 공급하여야 한다(대판 96다394554판결).

사안의 경우를 보자. 사안에 있어서 특수한 품질이나 성능은 내한성이 있는 부품이어야 한다데에 있다. 그런데 김씨는 이씨에게 내한성을 갖춘 부품을 특별히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부품의 하자로 인하여 확대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부품공급업자에게 귀책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부품공급업자인 이씨는 김씨로부터 특수한 성능인 내한성을 갖출 것을 요구받지 않았으므로, 통상의 품질이나 성능을 갖춘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부품공급업자인 이씨의 잘못을 발견할 수는 없다. 특수한 품질이나 성능에 관한 설명이나 요구를 하지 않는 김씨에게 그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김씨는 이씨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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