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식 한국SR평가원장

유키지루시(雪印)식품 식중독 사건(일본)
설인유업(雪印乳業)주식회사 오사카 공장 제조의「저지방우유」등이 원인으로 2000년 6월 27일에 처음으로 식중독 사건이 접수 된 이후 보고된 발병 환자가 1만 4,780명에 이르렀다.

이 식중독 원인은 원료를 제조하고 있던 북해도의 대수(大樹) 공장에서 정전으로 인해 제조라인이 멈추고, 그 대응이 이루어지는 동안 균이 증식하였고 이로 인해 乳재료에 독소가 발생했다.

이 乳재료는 본래 폐기처분되어야 함에도 그대로 제조에 사용되어 독소가 남아있는「탈지분유」가 되었다. 오사카공장에서는 이 독소잔존탈지분유를 가지고 제품을 생산, 출하한 결과 식중독이 발생하게 되었고 식중독 발생 이후 사고에 대한 미숙한 대응 방법으로 인해 피해가 확산되었다는 최종 보고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이 발생할 경우 먼저 사고 제품의 회수, 사고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사고 게재, 매스컴 활용 등의 절차를 통해 사고 확대를 예방하였어야 했다. 이를 게을리 한 결과 식중독 피해는 관서 지방 전역으로 확대되어 발생하게 되었다.

후생성의 조사 결과 본 식중독 사건의 직접적 원인은 大樹공장의 정전에 의한 제조라인의 정지라 할 수 있지만 대응의 지연으로 '황색포도상구균'이 증식하여, 엔트로톡신A형 독소가 발생했고 이 독소에 오염된 乳재료로 乳제품을 생산한 것이 직접적 원인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조직 관점에서 원인을 찾는다면, 첫째, 정전에 의해 제조라인이 멈출 경우 생산 과정에 있는 유재료는 응당 폐기되어야 함에도 제조에 재활용되었다는 것은 현장의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장의 위기관리의식의 부족으로 정전시 매뉴얼이 작성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둘째는 제조된 탈지분유의 세균수가 雪印의 안전기준을 상회하고 있었으며, 본래 폐기처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열살균하면 안전'할 것으로 판단하여 세균수가 규격을 벗어난 제품을 원료로 재이용하여 새롭게 탈지분유를 제조, 출하한 점으로 보아 사내기준이 준수되지 않았다.

셋째 식중독이 발생한 후 즉각적인 제품회수, 社告의 게재, 매스컴을 통한 발표 등의 대처가 늦어짐에 따라 피해가 확대되었는데, 이는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염려한 최고경영자의 위기관리 능력의 부족, 명확한 책임과 권한에 대한 규정 불비, 리더십의 결여, 책임회피를 위한 은폐, 정보 소통의 부재 등이 확대피해를 유발시켰다고 진단하고 있다.

창업 75년의 명문기업 雪印식품은 이처럼 예측하지 못한 타격에 최고경영자가 사임을 하게 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수입소고기를 국내산으로 위장 신고한 것이 내부고발자로부터 폭로되어 소비자와 생산자로부터 사회적 지탄을 받고 결국은 파산하고 말았다.

미국의 엔론 회계부정 사건 (미국)
2002년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미국의 엔론(Enron)이 수백 억 달러의 빚더미에 않으면서 파산하면서 세계 경제는 21세기 벽두부터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되었다.

엔론은 포춘지가 미국 7대 기업으로 선정할 정도로 탄탄해 보였고 짧은 기간에 고속 성장을 달리고 있었다. 엔론의 파산은 미국 역사상 최대 파산 규모라는 점과 일반 기업의 파산과는 성격이 달라 파장이 더욱 크다. 이 사건으로 엔론사 부회장인 벡스터는 자신 소유의 주식을 처분하고 회사 위기를 경고한 후 자살하였으며 그의 죽음으로 이 사건에 내재된 폭발성을 감지할 수 있었다. 미국 경제 평론가들은 엔론이 출발 때부터 쓰러질 수 있는 비극의 씨앗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엔론이 미국의 손꼽히는 에너지 회사이지만 일반 에너지 회사와 달리 에너지를 생산하지 않고, 시설도 소유하지 않고, 에너지를 거래하지도 않는 공중에 뜬 회사라는 점이다. 엔론은 에너지를 종이 위 숫자로 만들어 선물시장에 내 놓는 수법과 함께 미국 최고 회계법인인 아서 앤더슨의 도움으로 분식 회계를 작성하였다.

다시 말해서 숫자만으로 에너지를 사고팔기 때문에 조작이 가능했고 전문가의 눈을 속일 수 있을 만큼 회계 방법이 교묘하고 복잡해진 것이다. 또한 엔론은 정가에 막대한 정치 헌금을 기부함으로써 정치권의 후광을 입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엔론의 돈 씀씀이는 비단 정치권만이 아니라 학계, 언론계, 경제계에 광범위하게 살포되었던 것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을 비롯하여 의회도 정치 헌금의 로비 대상이 되어 미국 에너지정책에 엔론의 입김이 어느 정도 미쳤을 것인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들끓기도 하였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사파이어는 이번 엔론 사건을 전문인들의 스캔들로 보고 이는 정치적인 스캔들이 아니라 기업과 회계 분야의 화이트 컬러 범죄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