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A의 모친이다. 최씨는 A의 아내이다. A는 5년 전에 경막외 출혈 등으로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현재까지 의식이 혼미하고 마비증세가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병원비와 간병비는 A의 모친인 김씨가 부담하여 왔다. 최씨는 병원비와 간병비 등 A가 부양이 필요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김씨는 최씨를 상대로 자신이 그동안 부담하여 왔던 부양료 상당의 금원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 이유는 위 병원비와 간병비 등 부양료는 배우자인 최씨가 부담하여야 하는데도 모친인 자신이 그동안 부담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씨의 주장은 타당한가.

민법 제826조 제1항은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부간의 상호부양의무는 혼인관계의 본질적 의무이다.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여 부부공동생활의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차 부양의무를 뜻한다.

부모가 성년의 자녀에 대하여 직계혈족으로서 부담하는 부양의무는 민법 제974조 제1호에 근거한다.

이 경우 부담하는 부양의무는 민법 제975조에 따라 부양의무자가 자기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생활을 하면서 생활에 여유가 있음을 전제로 한다. 그리하여 부양을 받을 자가 그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그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2차 부양의무이다.

제2차 부양의무자는 제1차 부양의무자보다 후순위로 부양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제1차 부양의무자와 제2차 부양의무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에 제1차 부양의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2차 부양의무자에 우선하여 부양의무를 부담한다.

 제2차부양의무자가 부양받을 자를 부양한 경우에는 그 소요된 비용을 제1차 부양의무자에 대하여 상환 청구할 수 있다.

상환청구할 범위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부부간의 부양의무 중 과거의 부양료에 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부양을 받을 사람이 부양의무자에게 부양의무의 이행을 청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양의무자가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이행지체에 빠진 후의 것에 관하여만 부양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대법원 2008.6.12.자 2005스50결정 등 참조),

 예외적으로 부양의무의 성질이나 형평의 관념상 이를 허용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이행청구 이전의 과거 부양료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사안의 경우, 김씨가 이미 부담한 병원비와 간병료에 대하여는 김씨가 최씨에게 병원비와 간병료를 부담할 당시 부양을 하라는 요구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최씨는 A의 배우자로서 병원비와 간병비 등 A가 부양이 필요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부양의무의 성질이나 형평의 관념상 김씨에게 그 병원비와 간병비상당의 금원에 대하여 지급해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