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결혼한 지 20년이 지났다. 최근 김씨는 자신의 배우자인 최씨와 협의이혼을 하게 되었다. 김씨는 협의이혼을 하기 6개월 전에 자신의 배우자인 최씨에게 3억원을 재산분할로 지급하였다.

 위 3억원은 김씨가 그 즈음에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 등 부동산의 매각대금 11억원의 일부였다. 김씨가 최씨에게 위 3억원을 지급할 당시 김씨는 위 부동산의 처분으로 인하여 관할 세무서로부터 수억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부과받고 있는 상태였다.

 관할세무서는 관련세금을 부과받고도 납부하지 아니한 채 재산분할의 명목으로 자신의 배우자에게 지급한 위 3억원은 그 실질은 재산분할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재산분할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고 6개원 후에 협의이혼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세금납부를 회피하기 위한 은닉행위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관할세무서의 주장은 타당한가.

민법상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고자 하여도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도 자기의 재산을 은닉·손괴 또는 제3자에게 증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채무자의 총재산을 감소하는 행위를 하여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어렵게 하는 경우를 '사해(詐害)행위'라 한다.

사안의 경우 채권자는 관할세무서가 되고 채무자는 김씨, 제3자는 김씨의 배우자인 최씨가 될 것이다. 사해행위라고 함은 결국 김씨가 최씨에게 준 3억원은 세금납부를 하지 않기 위한 은닉행위이거나 증여행위로 보겠다는 의미가 된다.

뒤집어 보면 진정한 재산분할인 경우에는 사해행위가 안된다는 의미가 될 것인데, 판례의 입장은 어떠할까. 대법원은 재산분할과 사해행위의 관계와 관련하여, ‘이혼시의 재산분할이 민법 규정 취지에 반해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재산분할을 구실로 이뤄진 재산처분이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써 채권자취소권 대상이 되고, 이 경우 취소되는 범위는 그 상당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정된다’는 입장을 취한다(대판 2012다82084 판결).

위 대법원의 입장에 따르면 혼인기간이 20년이 경과하였고, 김씨 소유의 부동산의 매각대금의 30%에 해당하는 금원이 재산분할로 지급된 것이라면 적정한 금원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재산분할이 이루어진 6개월만에 이루어진 협이이혼이 가장이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는 하나, 가장 이혼인지 여부는 이를 주장하는 채권자인 관할세무서가 입증을 해야 한다.

 입증에 실패하면 김씨와 최씨 사이에 이루어진 재산분할은 유효하다고 할 것인데, 금전지급이 협의이혼신고를 하기 6개원 전에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가장 이혼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