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개념에 대해 현재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원래 CSR개념은 경제적으로도 학술적으로도 확정하기에는 그 범위나 해석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따라서 CSR을 설명하는 전문가의 입장 혹은 문맥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나오고 있으며, 실제적 주체인 기업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개념적인 의미만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 우리 기업의 현실로 보여진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논의되고 합의된 사회적책임(SR)에 관한 국제규격 ISO26000도 CSR의 중핵개념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법률과 같이 강행 규범적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의 성격을 갖고 있다.

CSR은 기업경영의 모든 부분과 관련되어 있어 규격에 의한 강제에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에 가이드라인의 성격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 도표는 기업에 부여되고 있는 사회적책임에 대해 미국의 경영학자 A.B.Carroll、A.K.Buchholtz가 제시한 “CSR 피라미드”를 재해석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 보기로 하겠다.

책임의 유형	사회적 기대	구체적 사례
자선사업적 책임 (Philanthropic Responsibility	사회에서 요구되는 책임 (Desired of Business by Society)	지역공헌, 자선사업헌금, 자원봉사를 위한 휴가
윤리적 책임 (Ethical Responsibility)	사회에서 기대되는 책임 (Expected of Business by Society)	거래의 투명성, 법정신의 존중, 인권문화의 존중, 환경존중, 안전성, 신뢰, 리더십 등
법적 책임 (Legal Responsibility)	사회에서 의무화되어 있는 책임 (Required of Business by Society)	독점금지법, 뇌물 혹은 담합 등 상법상, 형법상 책임. 각종 규제 및 행정지도
경제적 책임 (Economic Responsibility)	사회에서 의무화되어 있는 책임 (Required of Business by Society)	이윤의 극대화, M/S의 확대, 사업효율화, 고용확보, 기술혁신 등

기업은 수익활동에 대해 합목적적인 조직이지만 그 수익활동은 여러 계층의 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추진되게 된다.

이 도표는 기업에 부여된 사회적책임과 그 단계를 구조화한 것으로 보면 된다. 제1단계인 ‘경제적 책임’은 기업이 수익활동을 가장 중요 목표로 하는 조직인 이상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가장 기본적 목표라는 인식이 지배하는 계층이다.

제2단계는 ‘법적 책임’으로 기업도 다른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그 존재가 사회적 존재라는 점에서 경제적 책임을 부담하여도 법률을 준수하여야만 할 책임이 있으며 일종의 compliance(법령준수) 혹은 기업통치(corporate governance)가 이 책임에 포함된다.

법률을 준수한다는 것은 공공기관에 의한 법적 제재, 이해관계자로부터의 소송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대응이 가장 기본적인 자세로 보는 것이다.

제3단계의 ‘윤리적 책임’이란 경제적 책임, 법적 책임을 완수하여도 그 기업활동이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윤리’란 사회적으로 공유된 가치관에 근거한 것으로 개인의 선악의 판단기준이 될 ‘도덕’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법률을 준수하여도 그 활동 행태가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과혹한 노동환경에서 이직자가 다수 발생하거나 법률위반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사회적 지탄을 받는 행위 등은 윤리적 책임을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 윤리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제4단계는 ‘자선사업적(사회공헌) 책임’이라 하는데 제1단계에서 제3단계까지의 기업 책임을 총괄하는 것으로 기업활동 자체가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나 사회에 대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책임있는 행동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착한 기업시민”이라는 찬사는 기업이 지역, 사회에 불가결한 존재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존의 CSR은 마케팅, 브랜딩, 리스크 매니지멘트 등 기업의 생존전략 수준을 초월하여 “지속가능한 사회의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일부에서 CSR을 사회공헌으로 표현하고도 있으나 이는 전혀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CSR의 일부분만을 전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기업의 경영자원은 무한정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기업과 사회 쌍방에게 유익한 점이 없다면 기업도 사회공헌을 계속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CSR을 둘러 싼 논의를 모두 적시할 수는 없겠으나 국내 기업이 처한 현실, 그리고 기업을 에두루고 있는 사회문화적 배경을 감안할 경우 우선, 기업에 의한 지속가능한 사회의 방법론, 기업활동이 사회에 긍정적 요소로서 작용할 수 있도록 기업의 경영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지적에는 동의하면서 국내 기업이 캐롤 피라미드의 어느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향후의 방향을 모색할 것을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