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지방세무공무원이다. 세무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에 김 씨는 과오납 환부사유가 없는 사망자 등에게 마치 과오납 환부사유가 있는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친정아버지를 포함한 가족들 또는 지인들 명의의 계좌로 과오납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수차례 횡령을 하였다.

김 씨의 친정아버지는 자신에게 송금된 돈 중 김 씨에게 다시 계좌이체를 해 주고 남은 금원으로 집수리도 하고 차량도 구입하였다.

김씨의 친정아버지는 김 씨에게 다시 계좌이체를 해주고 남은 금원상당에 대하여 부당이득으로 반환해 주어야 할까.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한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제도이다.

실무적으로는 채무자가 피해자에게서 횡령한 금전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변제를 수령하면서 그 금전이 횡령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한다면 채권자의 금전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어 왔다.

이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은 채권자가 변제를 수령하면서 그 금전이 횡령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채권자의 금전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며, 이와 같은 법리는 채무자가 횡령한 돈을 제3자에게 증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함을 명확히 하였다(대법원 2012.1.12, 선고, 2011다74246, 판결).

사안의 경우, 김 씨의 친정아버지가 자신에게 송금된 돈 중 김 씨에게 다시 계좌이체를 해 주고 남은 금원은 김 씨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김 씨의 친정아버지가 김 씨가 송금할 당시 그것이 횡령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김 씨의 친정아버지가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면 위 증여는 법률상 원인이 있는 정당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렇게 되면 김 씨의 친정아버지는 위 금원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해 줄 필요는 없게 된다. 결국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