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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한전 또 사고 나봐야 정신 차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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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예방 인류크램프카바 사고 사각지대/
사고예방 보다는 경영진간담회 준비가 우선/
부산, 여수, 제주도 등 최근 대규모 정전사태로 인해 처장의 직위해제와 본부장 감봉조치라는 사상초유의 일을 겪고 있는 한전이 부적격자재 시공을 부추기고 있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한전은 최근 자기애자를 폴리머애자로 교체하면서 인류크램프카바를 폴리머애자용으로 같이 교체토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선 시공 현장에서는 자기애자용 인류크램프카바가 폴리머애자용 인류크램프카바로 둔갑돼 버젓이 시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한전에서 애자 교체시 폴리머애자용 인류크램프카바를 공사업체에 지급해야 하나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지입으로 사용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사업체는 자재 구입에 따른 시간 낭비 등을 이유로 애자 교체시 자기애자용 인류크램프카바의 볼 구멍을 칼로 오려 폴리머애자에 설치·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사진 좌측이 자기애자용 인류크램프카바. 폴리머애자용 인류크램프카바 보다 볼 구멍이 작다).
한 공사업체 관계자는 “원칙대로 해야 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지방의 경우 인류크램프카바를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대리점이 있는 대도시로 나가야 하는데 몇 개를 사기위해 반나절 이상을 소모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한전에서 애자 교체 발주를 낼 때 폴리머애자용 인류크램프카바를 충분히 확보했다면 이런 일을 없을 것”이라고 항변한다.
자기애자용 인류크램프카바와 폴리머애자용 인류크램프카바는 멀리서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 할 정도로 모양이 똑같아 현장 감독자들 역시 세밀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구분이 쉽지 않다.
인류크램프카바는 충전부의 절연 및 이물질에 의한 오손방지와 까치 등 각종 조류의 혼촉 사고 방지를 목적으로 설치하는 카바이지만 조류방지라는 본연의 의미를 무색케 하는 자재가 시공되고 있어 무방비로 사고에 노출 돼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3월 24일 발생한 대산 석유화학단지 정전사고는 조류 배설물이 송전철탑 절연체에 떨어지면서 송전선로 고장을 유발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져 조류에 의한 사고는 예측불허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까치가 집을 짓기에는 애자사이의 거리가 조금 넓지만 까치의 특성상 구멍만 있으면 철사 등 이물질을 집어넣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취재연락을 받고 도면을 다시 확인 해 봤다. 인입부분 규격이 똑 같고 혼돈의 소지가 없지 않아 있다”며 “인류크램프카바는 비저장품목으로 사업소에 자재를 저장해야 한다는 규칙이 없다. 하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는 만큼 자재처에 저장품 협조공문과 함께 사업소에도 공문을 보내 교체시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문을 발송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가 지난달 21일 배전처를 방문, 공문 발송을 하겠다는 확답을 받았으나 지난 3일 현재까지 사업소에 공문이 발송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5월 9일 열리는 경영진간담회 준비 관계로 바빠서 경황이 없었다. 사업소에 지시를 하긴 해야 하는데 회의 준비관계로 하지 못하고 있다. 회의가 끝나는 대로 공문을 내려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달 24일 최근 제주도와 부산 등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고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국민 경제생활에 필수적인 전기를 공급함에 있어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을 발표하며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인 지 채 10일도 되지 않았지만 사고가 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사고가 나면 또 머리를 숙이면 그만이란 말인가?
<박재형 기자 parkjae0@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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