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일 전력거래소 수요시장팀장

기존 전력산업은 발전소위주의 공급력확충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여러 한계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수요자 중심의 새로운 전력시장의 도입이 필요하게 됐으며 에너지신산업의 일환으로 2014년 11월에 시장이 개설됐다.

과거 수십년간 지속적인 최대전력수요(피크부하) 증가에 맞춰서 전력공급설비 확충이 이루어져 왔지만 크고 작은 사회적 갈등이 발생함에 따라 수요관리를 통한 ‘효율적인 전력수급’으로 정책이 전환하게 된 것이다.

수요자원이란 공급자원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전력산업을 공급측면의 단방향에서만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공급-수요의 양방향으로 개념을 확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수요자원을 이용한 전력수급은 수요의 증가에 맞추어 공급을 늘이는 수동적인 수급정책이 아니라 전기사용자들이 전기사용을 자발적으로 관리해 효율적이고 합리적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비자들의 합리적 전력 소비는 동, 하계에 발생하는 피크 수요를 줄여 장기적으로는 신규 발전소 건설을 억제하고, 효과적인 전력소비를 하도록 하여 전력산업의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그럼 수요자원 거래시장 개설 이전의 수요관리제도와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과거의 수요관리제도는 전력시장과 분리돼 운영되었고,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전력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전력시장은 전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거래량과 가격이 결정된다. 만약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수요가 감소된다면 전력시장의 거래량도 줄어들 것이고, 따라서 시장가격도 낮아져야 할 것이다. 수요자원 거래시장 이전의 수요관리는 전력시장과 분리해 운영되었기 때문에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연결고리가 없었고, 수요 절감의 효과가 전력시장의 가격 하락으로 연결되지 못하였다.

반면 현행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수요절감으로 인한 효과가 전력시장의 공급비용 절감으로 연결되도록 거래 메커니즘이 만들어져 있다.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중장기 육성방안을 통해서 장기적인 수요자원시장규모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해 사업자로 하여금 지속적인 투자와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일반용․주택용 등 참여고객의 범위를 확대하고, 수요관리사업자의 역량 강화, ICT를 활용한 수요관리 기술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중‧소규모 전기사용자들이 수요시장에 보다 많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기소비자들이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추고, 가정용 에너지관리시스템(HEMS), 스마트가정 등 에너지 신기술을 활용한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수요반응 사업을 검토하고 유도할 예정이다. AMI 활용,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 분산형전원,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과 같은 다양한 모델을 결합한 서비스 영역 확대로 비즈니스로 진화하는 모델이 제시됐다.

아울러 시장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시장의 규모 및 보상수준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수요관리사업자가 에너지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공정한 환경에서 선의의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사업자는 시장 운영 규모 및 보상수준에 대한 예측으로 중장기적 사업계획 수립이 가능하며, 참여고객은 시장 참여에 따른 경제적 손익을 사전에 분석할 수 있다.

최근 발전설비의 과다 예비율 환경에서도 수요자원의 역할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는 수요자원이 발전기대비 경제적이며 환경적으로 우수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기반기금에 의한 수요관리제도에 비해 현재의 시장기반의 수요자원거래시장은 민간사업자의 활발한 참여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에너지종합서비스 등 신비즈니스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시장은 에너지·ICT·서비스가 융합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고, ESS·분산형 전원 등 에너지신산업과의 결합이 가능해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다. 즉 수요시장을 통해 전기소비자는 소비자인 동시에 전력공급자 역할을 하는 e-프로슈머의 첫 사례이다.

지금의 수요자원거래시장이 있기 까지는 정부의 수요관리중심의 일관적인 정책적 지원과 수년간의 수요관리제도 운영노하우를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어우러져 큰 역할을 했다. 수요자원거래시장은 정부3.0의 기본철학인 시장개방·협업·정보공개에 따른 결실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