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식 한국SR평가원장

영국의 제약회사 뇌물 증여사건

그락소 스미스 크레인(Glaxo Smith Kline:GSK) 제약회사의 뇌물 증여사건(영국)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국은 글로벌 기업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더구나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중국의 경제 상황은 많은 외국기업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세계 경제의 G2로서의 위상은 과거의 중국과는 달리 점차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법과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3년 7월 영국의 제약 대기업인 GSK가 중국 정부 고위관리 및 의사들에게 뇌물을 증여한 사건으로 중국 공안에 조사를 받으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따른 부패 현상이 노출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중국 공안당국은 GSK가 정부고위직과 의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불법으로 가격을 부풀렸다고 공표하면서 2007년 이후 30억 위엔(약5,500억원)을 700여 여행대리점과 컨설팅 회사에 송금한 것을 밝혀내었다.

GSK는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하면서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의 법령준수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SK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 비즈니스와의 관계에서 비즈니스를 포기하더라도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외자계 제약회사는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면서 정부고위직과 재정상황이 어려운 병원 외에 낮은 급여 체계에 있는 의사에 대해 뇌물을 제공하면서 의약품 규제에 대한 인허가 절차의 간소화, 유통의 진입장벽 철폐, 의약품의 가격 설정 등 광범위한 청탁 등이 있었으리라 예측되고 있다.

본 사건은 중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과 반향을 일으키게 되어 중국 형법상「상업적 뇌물」에 관한 법률규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다. 먼저 GSK가 조사를 받은 것은 일종의 외자계 기업을 목표로 사정한 것은 아닌가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있다.

실제 본 사건 발생 후 인터넷 사용자의 대부분은 의약업계에서 거래상 뇌물문제는 상당히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는 현상이며 뇌물은 주로 리베이트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이 리베이트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고 국내 제약업계와 경쟁하는 외자계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진입이 한층 어렵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GSK만이 조사대상이 되었고 여타 다른 제약업계는 조사를 받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음직하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2006년 2월 8일「상업상 뇌물 단속 전문항목 업무 전개에 관한 중공중앙판공청, 국무원 판공청의 의견」（中判發[2006] 9호）（이하「전문항목의견」이라 함）의 관련내용을 보면 이러한 의문에 대해 일견 이해가 간다.

첫째는 중공중앙은「전문항목의견」중에 업무의 핵심을 명확히 하여 불거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공익성, 인민대중의 이익과 밀접한 관련성,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해결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공사 건설, 토지불하, 재산권 거래, 의약품 매매, 정부조달 등의 분야에서「상업적 뇌물」행위를 중점적으로 단속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GSK가 속한 의약업계는 상기의 중점 조사 분야에 해당하고 이를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조사하였다는 의견이다.

둘째는「전문항목의견」에서 대형 중요 사건을 중점적으로 조사하여 처벌, 처분하는데 악질적인 의도가 있거나, 사안이 중요하며 그 영향력이 광범위한「상업적 뇌물」건에 대해서는 법에 의해 엄격하게 처벌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의약업계에서 글로벌 제약기업은 국내 제약기업과 비교하여 지명도가 높고 영향력이 크며 기업의 컴플라이언스에서 국내기업보다 엄격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선정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의견이다.

셋째는「전문항목의견」에서 정책을 엄격하게 추진하고 거시적 발전을 유지 보호하기 위해 큰 틀에서 출발하여야 하며 정치, 경제, 사회적 효과의 통일을 견지하기 위해서는「상업적 뇌물」을 단속하여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보호하여 건전한 경제발전과 사회의 안정을 추구하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개혁, 개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엄격함과 관대함을 겸비한 정책 추진이 필요한 점도 잊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법률의 집행부문은 안건을 선택할 경우 정치, 경제, 사회적 효과를 고려하며 그 안정성도 고려하여야 한다. 다만 현재 중국의 사회적 배경이 아직 완전한 법치주의라 하기에는 이르며 제도의 투명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외자기업은 생존을 위한 경영활동을 하여야 한다. 모든 사안을 완벽하고 투명한 법과 제도에 의존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해결하고 결과를 도출할 수밖에 없기에 간혹 예상치 못한 특정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의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정책적 의지가 강력하게 변하고 있다는 상황인식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가 기업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현지의 법과 제도를 숙지하고 부패스캔들을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대응책을 세워 놓아야 하는 중요한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