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식 원장

UN기후변화조약의 신체제인 ‘파리협정(COP21)’이 지난 12월 1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196개 국가 및 지역이 참가하여 합의한 사상 최초의 온난화대책의 국제 규범으로서 탄생하였다.

1997년에 채택한 ‘쿄토의정서’는 선진국에만 온실효과가스의 배출삭감을 의무화한 것으로 온실효과가스의 주책임을 선진국에 돌렸던 개발도상국의 주장을 반영한 결과 미국은 경제발전의 이유를 들어 도중에 이탈하는 한편 주요 개발도상국인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에 따른 급격하게 증가한 온실가스 배출은 쿄토의정서의 실효성에 문제점이 노정되어 절름발이 조약으로서 기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위협은 특정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인류 공통의 과제라는 점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공통적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전 세계적 규모의 국가 및 지역이 참여하여 합의를 도출하였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 특히 프랑스의 테러에 의한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에서도 올랑드 대통령은 “터레와의 전쟁과 온난화와의 전쟁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혹은 자연재해는 빈곤층을 겨낭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적 문제는 난민이나 분쟁 발생에 연결되어 결국은 테러의 온상이 된다”는 인식을 역설함으로써 개도국의 참가를 설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기존 ‘쿄토의정서’와 이번에 합의된 ‘파리협정’과의 비교해 보면 그 목적과 대상국의 규모에서 그리고 실효성 있는 온난화방지를 위한 ‘탈 탄소’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파리협정은 쿄토의정서에 비해 대체적으로 진전되었다고 보여지나 목표달성의 의무 부분에 대해서는 퇴보하였으며, 개도국에의 자금 지원은 향후 그 진행 상황을 보고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경우 2013년 기준 세계 CO2 배출량 322억톤 중 2%에 해당하는 양을 배출하고 있으나 이번 “파리협정”에 따를 경우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37%의 삭감 목표를 부여 받아 화석연료의 사용 억제와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정책, 에너지절감저장장치(ESS) 도입 등 적극적 정책 개발과 실행으로 ‘탈탄소사회’에의 이행을 서둘러야 할 시대적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화석연료에 의존해 온 기존의 에너지 시스템의 대전환은 기존 신재생 에너지 활용만을 고집하는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미활용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는 제도적 패러다임의 전환도 필요하다. 이는 에너지 산업에 대한 새로운 기술 창조를 위해 잠재적 기술에 대해서는 기회요인일 수도 있으며, 미래 세대에 대한 에너지 소비자로서의 의식 전환도 촉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파리에서 체결된 ‘파리협정(COP21)’은 2018년에 장기목표달성을 위한 전 세계 규모의 노력을 평가하는 회합을 개최할 것을 문서화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국은 2020년까지 현재 거론된 국가별 온실효과가스 목표에 이어 새로운 목표를 작성 혹은 갱신함으로써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각국은 장기 목표 및 삭감 목표를 국제적 무대에서 보고하고 평가받아야 하는 미래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국가적 위상에 대해서도 고민하여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각국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지구온난화에 대한 공동 대처 노력은 어찌보면 ‘계발된 자기 이익’의 한 모습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국의 참여와 기여가 가능하였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