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식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오영식(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저탄소차협력금제 시행연기는 국회 입법권 침해이며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를 정부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고 질타했다.

오 의원은 지난 2012년 8월 법안 논의 당시 자동차 업계의 요구에 따라 당초 2013년 7월 1일 시행을 2015년 시행으로 연기해 대기환경보존법을 개정한 것으로 이미 유예를 거쳐 시행이 연기된 제도를 또다시 5년 유예하면서 저탄소협력금제는 사실상 사장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제도의 잘잘못을 떠나 법치국가에서 법적인 절차를 거쳐 국회와 대통령의 인가를 거친 합법적인 제도의 계속적인 유예는 국민의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2009년부터 2013년 법안개정까지 4년의 논의를 거쳐 입안한 정책을 시행 3개월을 앞두고 업계의 로비와 선동적인 왜곡으로 제도를 사장시켜버린다면 아무도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조세연구원의 중간결과 발표도 문제점이 많다고 밝혔다. 세 곳의 국책연구기관에 연구를 맡긴 것은 효과적인 제도 시행방안을 모색하고 각 부처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목표일 것인데 환경연이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조세연구원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본래의 취지에 어긋난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세연구원의 발표자료에 근거해 산업부는 저탄소협력금제 시행이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도시행 시 2020년 56만 4000톤 감축예상으로 당초 목표량 160만톤의 35%에 불과할 것이라는 조세연의 주장에 입각한 것이다.

오 의원은 그러나 이 부분은 환경연이 동의하지 않는 분석결과라고 지적했다. 조세연은 2015년도 보조금-중립-부담금의 구간설정이 2020년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로 감축효과를 분석했으나 환경연은 2015년 구간설정은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완화된 형태로 설정한 것이고 연도별로 강화된 구간설정을 적용한다는 전제로 분석한 결과, 160만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조세연구원은 2015년 제도 도입으로 대형차 위주의 쌍용차와 미국차, 유럽의 일부업체가 판매감소가 예상되고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토요타 등 일본차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제도연기의 대책으로 정부가 제시한 친환경차 재정지원 확대방안에서는 하이브리드차에 최대 370만원을 보조하고 있어 저탄소협력금제 시행시 보다 더 많은 일본차 수요가 발생하는 모순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조세연구원은 연평균 생산액이 1조 3000억원 줄고, 고용도 1만 2000명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으나 환경연에서는 이는 생산과 고용에 영향이 큰 친환경차 판매증가 효과를 과소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으며, 환경연은 9000억원의 생산액 증가와 8000명의 고용증가를 추산했다.

이처럼 연구방법과 가정에 따라 생산액과 고용영향의 차이가 커 한쪽의 연구결과만으로 제도의 영향을 단정할 수 없음에도 조세연의 연구결과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해 제도의 시행을 연기한 정부의 결정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12년 당시 지경부는 석유소비 절감대책의 일환으로 경차와 하이브리차와 같은 고연비 저탄소 자동차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저탄소 협력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그런데 2014년 제도를 연기하면서는 ‘대형차의 중·소형차로의 수요전환, 차량판매 감소 등에 따른 생산·고용 감소”를 이유로 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오 의원은 대형차를 중소형차로 수요전환하기 위해 도입하려한 제도를 수요전환을 이유로 연기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자동차 업계의 영향은 보조금-부담금 구간과 액수를 조정해서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며 “먼저 시행을 하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 책임감 있는 정부의 자세라고 본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