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표 의원

한국전력이 송전탑 건설을 위한 ‘선하지’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한표(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2010년부터 2014년 6월까지 선하지 보상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선하지 보상대상 287필지 239㎢(7229만 7500평) 중 미보상 지역이 124필지 98㎢(2964만 5000평)에 불과해 미보상률이 필지기준 43.2%, 면적기준 41%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은 미보상 선하지에 대해 2030년까지 보상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한전에서 추정하고 있는 보상액과 공시지가 및 시세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보상과정에서 많은 민원과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전은 추정보상액으로 약 1조 1583억원을 책정하고 있는데 미보상 선하지 지역의 공시지가 합계액은 약 3조 829억원, 시세합계액은 7조 673억원에 달하고 있어 한전 책정예산과 실질적으로 필요한 보상액간에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2030년까지 미보상 선하지의 지가가 현재보다 더 상승할 경우 보상액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전은 또 선하지 보상 대상자에 대해 통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이 통보해야 할 선하지 보상대상자는 38만 6791명이나 2014년 7월까지 통보율은 약 59%(22만 6463명)에 불과하고 16만 428명(41%)에 대해서는 통보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전은 미보상자 전체에게 보상계획을 통보할 경우 후순위 보상대상자의 선 보상요구 관련 민원 및 소송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보상대상자에게 모두 통보할 수 는 없고, 보상계획 정부 미승인분에 대한 미통보는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민법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에 따라 한전이 법률상 권원 없이 송전선로 무단사용으로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어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함에도 행정적으로 판단해 위법이 아니라 보상대상자에게 통보조차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전의 선하지 보상계획에 따른 보상액이 시세는 물론 공시지가에도 못미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제라도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 적절한 보상가격을 파악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선하지 보상대상 미통보와 관련해서는 “관련 민원 및 소송제기의 급증을 우려, 보상대상자에 대해 통보조차 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민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통보와 그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대책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보상 선하지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안되면서 선하지에 대한 송전선로가 건설된 이후 2014년 7월까지 송선선로 철거 및 부당이득금 반환 등 선하지 관련소송이 총 2081건(소송액 3949억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