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글로벌화, 국제경쟁력 강화 등 신자유주의의 물결을 타고 부의 확대에 전념해 오던 글로벌 기업들의 사회적 공헌이 일정 부분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1997년 타임지에 실린 파키스탄 소년의 사진 한 장이 전 세계 기업들에게 울린 경종으로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주체와 대상에 대한 열띤 토론의 결과 어느 정도 방향성에 대해서는 합일점을 찾아가는 듯하다.

국내 기업도 이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에서 해외 시장으로 속도를 내는 추세이다. 거대한 공장에서 거대한 시장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는 중국도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CSR에 대한 지표를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의 현장 침투의 핵심에는 지역민이라는 이해관계자와의 유대 강화를 통해 철저히 현지화해가는 과정들이 인상적이다.

최근 국내 에너지 관련 기업의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붇고 있는 듯하다. 정치적·시민적 권리, 사회적·경제적·문화적 권리 실현에 취약한 이들 개발도상국에 자선적 의미의 사회공헌과는 다른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2011년에 마이클 포터 교수가 발표한 CSV (Creating Shared Value)는 기업의 경영활동 자체가 해당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 해결을 통해 전체적인 가치 창출이 필요하다면서‘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호환성 상실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재고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포터 교수는 CSV가 진전되면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가 모호해 질 것이며, 기업의 사회화, 비영리조직의 영리화, 공익자본주의 개념도 정착될 것이며, 향후 NPO에 주식회사 대주주의 참여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CSV가치는 “경쟁이 불가피하고 비용과 비교한 경제적 편익과 사회적 편익”에 두고 있으며 이를 경영 기법의 하나로도 보고 있다.

한 예로 매년 세계에서 3.5억~5억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이중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 사망자의 90%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인근의 국가들이며 사망자의 대다수가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인데 감염 원인은 ‘하마다라카’라는 모기에 의한 것으로 이러한 감염의 예방 수단 중 하나가 모기장의 설치이다.

일본의 종합화학회사 스미토모(住友)화학은 세탁해도 그 효과가 5년이상 유지되는 특수방충 모기장을 개발하여 탄자니아 회사와 J/V를 설립하여 생산을 개시하고 있다. 현재는 UNICEF 등 국제기구를 통해 50개국 이상에 공급하고 있으며 말라리아에 의한 사망률을 50%이하로 낮추기 위한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경제는 ‘열린 경제’라 할 만큼 개방화되어 있지만 과거처럼 현지국의 자원만을 이용하기 위한 진출에는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기부형태의 현지화 전략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자원, 환경, 고용, 사회안전망 등 망원경의 시각과 현지 규범과 관습들에 대한 현미경의 자세로 대응하도록 현지화 전략을 구축해 놓는 것이 해외사업 성공에 보다 진일보한 전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