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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의 명가, 연평도 출조기(5)
낚시 칼럼-(주)PEC코리아 김춘석 대표
2013년 05월 09일 (목) 관리자 webmaster@elenews.co.kr
   
 
   
 

불교에서는 상념을 제거하기 위해 선정을 하는데 선정이란 고요히 정좌하고 상념을 한 군데로 집중했다가 그 집중된 생각마저 끊어버리면 즉, 상념을 제거하면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우주 삼라만상의 진리가 있는 그대로 마음에 드러나게 된다고 하였다.


해인사의 ‘해인(海印)’의 뜻이 ‘만약 넓은 바다가 거울처럼 잔잔하다면 우주 삼라만상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바다에 비치게(印) 된다.’고 하였듯이 어느덧 바다가 사라지고 두 개의 하늘이 위와 아래에서 펼쳐지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나는 바다에서 전개되는 황홀한 신비경으로 인해 흡사 내가 선정을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후드득, 톡톡’하며 입질이 오자 나는 상념에서 깨어나 손바람을 날리며 우럭과 광어를 잡았다. 저녁 6시가 가까워지자 선장은 아쉽지만 귀항하자며 뱃머리를 당섬 선착장으로 돌렸다. 나는 돌아오면서 함께 낚시한 연평도 어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 : “오늘 생각보다 입질이 시원치 않고 조과도 20여 마리에 불과한데 지난번 조금 때에도 이랬습니까?”
어부 : “물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오늘이 어제보다 조과가 적은 것 같습니다.”


나 : “어제가 조금이고, 오늘이 무쉬라서 조류와 바다물색 등을 감안할 때 기대가 더 컸습니다.”


어부 : “글쎄요. 그런데 혹시 우럭 손질을 하면서 내장이 비어 있는 것을 보았는지요?”


나 : “예, 우럭들이 먹이활동을 하지 않았는지 내장에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어부 : “연평도에서 수십 년 우럭낚시하면서 느낀 것인데 우럭은 미련퉁이라서 일단 먹이활동을 시작하면 배터지게 먹고, 팍팍 입질하였습니다. 실제 우럭 입질이 활발하여 잡아보면 배속이 꽉차있을 뿐만 아니라 간혹 새우 등을 토해내는 것을 볼 수가 있었으나, 오히려 우럭이 배가 고프면 입질이 약하여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나 : "말씀을 듣고 보니 저도 그런 적이 여러 번 있었으며, 지난번 인천에서 개우럭을 잡아 그 자리에서 피를 뽑아내고 내장을 손질하는데 내장에서 삭지 않은 낚지가 나와 미끼로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 생각에는 이미 우럭이 배가 불렀는데도 미꾸라지를 또 먹겠다고 달려들다니 미련한 것인지 포만감을 못 느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한 수 잘 배웠습니다.“


우리는 민박집으로 돌아와 각자 잡은 물고기를 손질하여 냉장고에 넣었고, 나는 광애와 장대 3마리로 회를 떠서 식탁에 올려놓았다.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TV에서 “1박 2일, 연평도편 2부”를 방영하고 있었다. 선장 내외분께서는 TV 삼매경에 빠져 “순이 엄마가 나왔다. TV에 나오는 집이 건너집이야.”하며 즐거워하셨다.


월요일 아침, 느긋하게 일어나 각자의 짐을 꾸리고, 냉장고에서 생선을 꺼내 아이스박스에 넣으려고 하니 부피가 커서 손으로 꾹꾹 눌러 간신히 담았다. 선장은 낚시를 간다면서 우리에게 봉고차 열쇠를 주며 직접 운전하고, 차를 선착장 주차장에 두면 된다고 하였다.


조관복씨가 선장에게 연평도 꽃게를 구입할 수 있는지 묻자 지금은 냉동 꽃게만 있는데 살이 꽉 차고 알이 가득하다면서 1㎏에 15,000원이지만 특별히 13,000원 주겠다고 하였다. 나는 잡은 생선도 많은데 꽃게를 왜 사려는지 물어보았더니 어제 “1박 2일”을 본 아들이 꽃게를 사오라고 전화하였다는 것이다.


봉고차에 짐을 모두 싣고 승선시간까지 다소 여유가 있어 잠시 섬 구경을 하고자 당섬 쪽으로 가는데 “등대공원” 표지판이 보여 그 길을 따라 올라갔다.

 

등대공원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파란 물과 푸른 하늘이 만나고,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였다. 조기박물관으로 내려가면서 우측 전망대에 오르자 왼쪽의 빠삐용절벽과 정면으로 병풍바위를 비롯하여 옹돌 해변, 기암괴석 등 태곳적부터 내려온 비경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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