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너지가 오랜 기간 동안에 걸쳐 저장된 형태가 화석연료이며 이것이 산업혁명이후 인류의 주된 에너지원이 되어 왔다.

태양에너지의 결정체라고는 하나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이기에 인간의 타임스케일로 따지자면, 재생가능에너지로 분류할 수는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는 매일같이 부는 바람이나 태양광과 같은 것이며, 인류가 오래전부터 이용해온 에너지이다. 지구상에 자라는 식물은 곡식이나 장작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 먹을거리와 연료를 공급해주며, 이것 역시 태양에너지가 축적된 한 형태이다.

미래에너지공급에서 중요한 도전은 에너지효율은 늘리고 수요를 줄이는 문제,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으로 요약된다. 올해 3월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에서 재생에너지의 역할에 좀 더 힘이 실리는 변화가 나타날 조짐이 보인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IPCC)에서 올해 5월에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오는 2050년까지는 재생에너지가 세계에너지의 80%를 공급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였다. 즉, 적절한 정책이 뒷받침해준다면 재생에너지로 2050년쯤에는 세계에너지의 8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보고서에서는 재생에너지의 이용 증대로 2010~2050년 사이의 이산화탄소 저감량은 누적 220~560기가톤에 이를 것이라 예측했다.

이는 통상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루어진다는 시나리오와 비교한다면 이산화탄소배출량의 3분의1 수준을 저감하는 것이며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450ppm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생산하고도 그리드 전력에 공급할 수 없는 잉여전기(excess electricity)가 현저히 증대될 것임을 의미하며 대규모의 전기저장 설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통상적으로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가 가진 단점으로 드는 것이 햇빛의 여부 또는 바람의 강약 등 자연조건에 따라 변하므로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고 간헐적이라는 점과 생산처와 소비처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예를 들어, 태양광이 풍부한 사막과 같은 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대도시까지 공급하기 위해서는 일정시간 에너지를 저장하여 두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기술이 필수적이다.

전기 저장은 여러 가지 기술이 있다. 짧게는 1000분의 1초 단위에서 몇 분 정도 저장하는 단기간 이용가능 기술로는 초전도 코일, 슈퍼캐퍼시터, 플라이휠, 배터리 등이 사용되며, 분 단위에서 수 시간 단위 저장으로는 압축공기, 양수(pumped hydro)기술이 쓰인다.

며칠에서 몇 달 단위의 에너지 저장은 수소와 같은 화학적 에너지로 저장하는 기술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들은 특성에 차이가 있고 또 각 특성들이 적용처를 결정한다. 이를테면, (그림 1)과 같이 양수 기술은 단중기 저장법으로서는 가장 경제적이나 용량에 한계가 있다. 압축공기저장은 단열열저장과 함께 할 때만 효과적이며, 매우 비싼 방법이다.

수소를 동굴에 저장하는 것은 고밀도로 대량 저장할 수 있으며 대량저장기술로서는 가장 경제적이다.
적어도 TWh 규모의 장기저장기술로는 수소가 유일한 방법이다. 수소를 저장하는 방법으로 지상에 설치된 액체저장시설중 가장 큰 것은 3800㎥ 이며 이는 270톤 또는 9GWh 용량이다. 압축 또는 화합물 저장은 투자비가 많이 드는 방법이다. 동굴을 이용한 지하저장은 적합한 지형이 있어야 하며 독일의 경우 천연가스 동굴저장시설 용량이 50~5300GWh에 이른다. kWh당 투자비는 가장 싼 축에 속한다.

재생에너지를 수소로 저장하는 개념은 대형 수전해장치로 수소를 생산해서 소금 동굴(salt cavern)에 수소 저장하는 것으로 산업용 또는 수송용 연료로 판매하거나 천연가스망에 공급할 수도 있다. 또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재생전원의 그리드 망과 연계하는 데 있어 문제점을 많이 개선해 줄 것이며 수송용이나 산업용 수소로서도 이용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미래에 있어서 경쟁 가능한 재생에너지의 저장문제 해결책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수송 분야의 전기구동화 경향은 대세이다. 배터리나 연료전지로 효율을 높이고, 수소나 재생전원과 같은 재생에너지에서 비롯된 연료를 사용하며 재생전원으로 인한 그리드의 불안정 문제를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자연에너지를 이용하여 수송용 수소 충전소를 만드는 사례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풍력을 이용한 수소충전시설도 만들어질 예정이고 아르헨티나에서도 파타고니아 지방에 풍력을 이용한 수소제조를 가동한 바 있다.
지역마다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된 곳도 필요하다면 태양광과 수소를 연계한 인프라 설비가 될 수 있다.

풍력발전이나 태양광 발전 등의 발전기술과 물 전기분해와 같이 잘 알고 있는 기술을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며 수소로 저장하여 두었다가 연료전지 등을 이용하여 전기 형태로 공급하거나 아니면 연료전지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수소에너지사업단에서 연구 중인 (그림 2)와 같은 물분해장치는 별도의 압축기 없이도 100기압의 수소생산이 가능하며 700시간 운전에 성공한 바 있다.

이러한 설비를 태양광 발전시설에 연계시키면 적어도 금속수소화물(MH)을 수소저장재로 이용하는 포크리프트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차량 등의 수소충전에 이용가능하다.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지방의 풍속은 지표에서 50m에서 잰 자료를 보면 3년간의 평균으로 11.1m/sec, 최대 14.9m/sec로서 설비이용율이 47%에 이른다.

설비이용율은 발전소에서 설비용량만큼 나오는 시간의 비율을 의미한다.
즉, 일정기간동안의 실제 발생된 에너지를 설비용량으로 나눈 값에 해당되며 세계 평균적인 설비이용율은 25%를 보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하이치코(Hychico)사는 이 지역의 풍력을 이용하여 수소를 만들어 이용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 회사가 30년 넘게 이지역의 석유가스 탐사와 전기생산 및 액화석유가스를 생산해 온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소가 미래에너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기존 에너지 분야의 산업도 지속가능 에너지로의 전환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수소플랜트는 2009년 1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하였으며,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방의 대량수소생산을 위한 최초의 파일럿 프로젝트이다.

6.3MW의 풍력단지에서 이중 0.8MW를 공급받아 수소를 생산한다. 2기의 325kW급 수전해장치로 10기압으로 운전되며 120㎥/hr의 수소와 60㎥/hr의 산소를 만든다.

수소는 바이오가스나 천연가스와 혼합하여 1.4MW급의 발전용 연료로 쓰고 산소는 지역업체에 판매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고순도 수소 사용, 생산, 저장의 경험을 쌓아 풍력과 수전해를 연계하여 활용하는데 있다.

태양광 발전과 물전기분해 장치를 결합하여 각 장치의 효율적인 운전과 조화로 효율을 12%대 까지 끌어 올릴 수 있어 솔라루프(태양광 설비를 지붕에 설치 발전)를 갖춘 집에서는 가정용 충전소로도 사용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제네랄모터스연구소에서 최근 보고한 바 있다.

수전해과정은 전압, 전류, 온도와 수소압력 등이 주요 변수가 되며, 이를 감안하여 최대의 효율을 얻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 즉, 태양전지-수소의 시스템에서는 태양전지(PV)의 최대출력(mpp)과 전압을 수소제조장치인 고체고분자방식(PEM) 수전해조의 조업 전압, 수전해조의 전류와 온도를 잘 조화시킴으로 해서 전기적인 효율을 12.4%대까지 극대화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서 47㎡의 태양전지판으로 0.5kg 수준의 수소를 생산하여 하루 출퇴근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계산이다.

미국의 선하이드로(SunHydro)사는 최초의 태양광 수소충전소를 커넥티컷주에 열었다. 75kW급 태양전지시스템을 이용하여 시간당 2.6kg의 수소를 만들어낸다. 최대 하루 65kg의 수소를 만들고 90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태양광 발전이 부족할 시에는 그리드 전원을 사용한다.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이라면 태양전지를 떠올리지만 태양광을 집광하여 집열함으로서 발전에 이용하는 태양열발전 방식도 있다.

독일 율리히에는 집광경 총면적 18000㎡, 2153개의 헬리오스타트 (heliostats, 태양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집광경)를 이용하여 60m 높이의 탑 상부로 집광시키는 시설이 있다.

집광부는 다공성 세라믹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공기를 680℃ 까지 가열하여 이 열원으로 보일러를 가동, 터빈을 돌려 1.5MW의 전기를 발생시킨다. 이 설비도 고온열을 이용한 열화학적 수소제조 연구에 사용할 계획이다.

물론 재생전원에서 비롯된 전기나 태양열을 수소로 전환하여 저장 이용하는 것 외에도 직접 광촉매를 이용하여 물을 분해 수소로 전환 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연구는 수소에너지사업단에서도 활발히 연구 중이다.

수소제조의 궁극적인 방법중 하나이지만, 광촉매의 광흡수능력과 물에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효율성이 문제가 되어 각국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물론 수소를 다른 화학에너지 형태로 저장할 수도 있는데 그 한 예를 독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산화탄소 저감이 이슈가 된 현실에서 수소기술로 재생에너지의 이용을 활성화하고 이산화탄소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협력을 시작한 것이다.

독일의 전력중 1/6 (2008년 15%)은 재생에너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중 태양과 풍력이 절반정도를 차지하며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간헐적인 에너지 생산은 반드시 수요와 일치하지 않으며 재생전원의 공급 증가는 잉여전기의 증가를 가져온다.

독일의 연방교육연구부는 지속가능과 기후보호를 위한 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풍력-수소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유용한 화합물을 만들어 활용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는데 총 14개의 협력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소요 비용 18백만 유로(23.5백만 달러)중 독일 연방정부가 3년 동안 11백만 유로를 지원한다.

재생에너지의 저장수단으로서 수소를 만들고 또 활용하는 연구가 세계 각국에서 지금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