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 주었던 단체적수의계약제도가 해지 된지도 어언 5년 여. 단체수의계약이 없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중소기업들은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해 왔고 이 과정에서 업계의 환경 또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단체수의계약의 폐지 이후 가장 눈에 띈 것은 사업조합들의 출범이었다. 그 중에서도 한전이라는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수요처를 지닌 변압기업체들은 사업조합의 설립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하지만 변압기사업조합이 설립된 지 4년여가 지난 현재 3개의 사업조합으로 출범했던 변압기사업조합은 서부변압기조합 1곳만이 사업을 지속하고 있고, 중부와 남부조합은 이미 폐쇄됐다. 변압기사업조합의 성패는 다른 사업조합들의 향후 방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 홀로 남은 서부변압기조합의 활동은 업계 관계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서부변압기사업조합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최성규(주·엘파워텍 대표) 이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운영방향 및 사업조합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에는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해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먼저 중요한 시기에 서부변압기사업조합 이사장이라는 큰 짐을 지시게 됐는데 축하의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저희로서도 판단하기가 애매합니다. 모쪼록 업계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시기 당부드리며, 서부변압기사업조합의 설립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활동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는지요?

▲최성규 이사장=단체적수의계약이 폐지된 후 변압기업계가 활로를 모색하고자 자발적으로 방안을 마련한 것이 바로 사업조합의 설립이었습니다. 2007년 사업조합이 설립될 당시도 모든 상황이 낙관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2008-2009년 2년 동안은 우리 변압기업계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다가 한전의 물량발주 문제 등은 우리 업계의 발목을 완전히 묶어 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극도의 어려운 과정을 겪고 지난해부터 겨우 사업조합이 다시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중부나 남부 등 함께 설립됐던 2개의 사업조합이 스스로 사업포기를 하기에 이르렀음에도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서부조합이 전기조합과 함께 일정 수준의 수주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사업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사업조합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조합 설립목적에 부합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의 공동발전과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조합원사들의 단합을 통해 조합원사가 제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둬야 할 것입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조합원사들이 한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롭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조합의 성격상 조합원의 단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조합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방안은 어떠신지요?

▲이미 우리는 과거 일부 조합원사들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조합원을 하나의 길로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몇 가지의 방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장 최적의 해법을 어떻게 도출하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조합을 통해 불필요한 경쟁은 피함으로써 정상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변압기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데 대해서는 조합원들의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맞춰 조합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수용함으로써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세를 견지하고자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조합원들의 단합을 위해 올 사업연도에는 1박2일 일정으로 조합원 워크숍을 개최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2개의 변압기사업조합이 사업을 포기하고 서부조합만이 남았는데 전기조합과의 관계 및 협력증진에 대해서는 어떤 복안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변압기 수주에 있어서 엄밀한 의미에 있어서는 전기조합과 우리 조합은 선의의 경쟁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유대와 협조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조합과 조합원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면서 상호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도록 다방면의 채널을 열어두고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조합과 조합원이 공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매출증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위한 계획은 어떠신지요?

▲잘 알고 계신 바와 같이 한전의 변압기 구매물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매출증대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우선 변압기의 가격을 적정선에서 형성하고, 조합원들이 기술경쟁력을 갖추어 새로운 아이템이나 해외시장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대기업을 비롯한 조합원사의 거래선 다변화에 대해서도 조합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우리 자신의 능력이 우수할 때는 자연스럽게 그에 따라 매출이 늘어날 것이며, 그러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조합이 더욱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한전이 최대 수요처이자 가장 중요한 거래처인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부변압기조합 이사장으로서 한전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요?

▲우리 변압기업계는 오랜 시간 동안 한전의 전력사업에 협조해 온 중요한 파트너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 한전 또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전이 최근 경영혁신과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을 잘 알고 있지만 적정한 제품의 가격이 우수한 품질로 이어져 고품질의 전력공급에 이바지하게 된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변압기업계도 안정적인 경영을 통해 한전이 추구하는 선진 전력사업의 최고 파트너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이번 기회를 빌려 약속드리고 싶습니다.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고 모든 사업 또한 조합원을 위해 추진되어야 하지만 조합원 공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역할 또한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사장님이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지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조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임 이사장님을 중심으로 모든 서부변압기사업조합 조합원들이 단결하고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까지도 변압기업계의 사업 환경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합원들께서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와 같이 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해 주시기를 당부드리며, 저는 부족하나마 조합원들의 권익향상과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이사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