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단속에 걸리면 사장인 척하라”는 실제 사장의 지시를 받고 영업전반을 관리하면서 급여를 받아 왔다.

그러던 중 불법 사행성 게임장 운영 혐의로 단속에 걸리게 되자 김씨는 경찰에서 자신을 “게임장의 실제 업주로서 이를 단독으로 운영했다”고 허위진술을 했다.

경찰은 김씨가 실제 사장을 숨기고 도피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범인도피죄로 기소했다. 김씨는 과연 범인도피죄로 처벌받게 될까.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불법 사행성 게임장 운영을 한 행위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이다.

또한 실제 사장이 범인임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실제 사장이 자신이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것은 실제 사장을 숨기고 도피하게 한 행위로 볼 여지도 많다.

그런데 만일 김씨가 본인이 실제 사장이라고 허위진술을 하는 것을 범인도피죄로 처벌하게 된다면 김씨와 같은 경우에는 공범인 실제 사장이 누구인지 등에 관하여 순순히 자백하지 않으면 무조건 처벌을 받게 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범인이 자신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두고 무어라고 비난할 수는 없다. 범인으로서는 당연한 변명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공범인 실제사장의 존재를 숨기는 진술에 대하여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른 공범을 보호하고 자신이 모든 범죄행위를 다 했다고 진술하는 것은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김씨가 예컨대 실제 사장의 도피처를 마련해 주었다는 등의 별도의 적극적인 행위를 하지 않은 이상 허위진술만으로는 범인도피죄로 처벌받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도695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