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의 현직 비상임이사가 가스공사가 발주하는 3480억원이 넘는 공사 입찰에 참가했다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자 비상임이사를 사직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재균 위원은 한국가스공사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폭로했다.

김재균 위원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3480억원 규모의 방파제 1.8km 설치 및 항로준설 28만㎥을 담당할 업체 선정을 위한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9월 29일 마감한 결과 총 15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그중 현대건설도 현대건설(75%)·극동(10%)·서시(10%)?유원(5%)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유원종합건설 대표이사 전00 씨가 현 가스공사 비상임이사라는데 있다.

이 문제가 크게 확산될 가능성을 보이자 가스공사는 지난 6일 법무법인 (유)에이스를 통해 법률자문을 받았다.

법무법인 (유)에이스는 가스공사가 비상임이사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 대하여 입찰자격을 부여하거나 낙찰자로 결정하고 나아가 거래계약을 체결하였을 경우, 이해 관계인들에 의한 이의나 낙찰결정무효 혹은 거래계약 무효 등의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자문결과를 내놨다.

이 자문결과에 따라 전00 비상임이사는 삼척LNG생산기지방파제건설공사 현장설명이 있었던 지난 8일 다급하게 비상임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물러났다고 문제가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만일 현대건설과 유원종합건설의 컨소시엄이 삼척LNG생산기지 방파제 건설공사에 낙찰된다면 그 때부터 경영진 입찰참여의 불법성과 불공성 시비가 촉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균 위원은 “현 정권의 무분별한 보은성 공기업 낙하산 인사 때문에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며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전문성에 대한 평가배점을 높여서 기획재정부에 복수추천할 때 전문성이 없는 정치권 낙하산인사들이 배제될 수 있도록 내부규정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가스공사 정관 제23조 (이사의 자격)에서는 최근 2년 이내에 공사와 중요한 거래관계 사실이 있는 자는 비상임이사가 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