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이지리아 정부의 광권무효에 맞서 재판이 진행중인 나이지리아 2개 심해광구 사업이 한국측의 계약위반으로 사실상 계약해지 단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재균 위원은 8일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2008년 5월 예비 경제성 분석을 마친 한국전력이 발전 및 가스관로사업 건설사업에 대해 나이지리아와 수익률 보증 협의를 개시했으나 나이지리아가 기준수익률 15.61%보다 현저히 미달된 12%를 제시하면서 협의가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결국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하류사업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석유공사와 한전 포스코건설은 작년 1월 13일 지식경제부 주관 관련사 회의에서 하류부문 발전소 가스관로건설사업에 대한 이행의무해제를 합의했다.

그러나 석유공사와 나이지리아 국영석유회사(NNPC)정부간 체결한 생산물분배계약에 의하면 ‘한국 컨소시엄의 직접적인 원인에 의해 하류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나이지리아측은 한국지분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류부문에 대한 이행의무해제는 곧 계약서 불이행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상류부문 탐사광구 개발사업의 포기가 전제된 결정이었다.

결론적으로 하류사업의 이행의무해제에 따라 나이지리아 사업은 재판결과와 관계없이 계약서에 따라 한국지분과 전체 투자비 약 1700억원을 몰수당하게 된 것이다.

이후 석유공사는 재판이 아닌 화의협상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지난 4월 새로 임명된 나이지리아 석유정무장관에게 면담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아프리카 자원외교의 대명사로 알려졌던 나이지리아 사업의 실패는 허술하고 부실한 계약으로부터 비롯됐다.

한전의 발전소 및 가스관로 건설사업 하류부문 투자근거가 되었던 내부수익률 18%는 당시 사업 참여를 추진하던 포스코 대표단과 나이지리아 전력철강부 실무자 사이에 오고간 이야기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론적으로 한국측은 18% 수익률 보장이라는 민간기업과 나이지리아 측 실무자의 말만 듣고 65억불 사업에 투자한 것이다.

그러나 막상 본 협상에서 나이지리아 정부는 내부수익률 12%와 투자비 삭감을 주장했고 적정수익과 투자회수가 불투명하다고 본 한국측은 어쩔 수 없이 이행의무해제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김재균 의원은 “부실한 계약이 1,700억원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만큼 계약의 부적정에 대해서는 규명이 필요하다”며 “나이지리아와 같이 부실하고 부적정한 계약이 또 다른 해외사업에는 없는지 점검하고 향후 패키지딜 형식의 계약에서 이런 경우가 재발하지 않도록 패키지딜 표준계약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