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발전부문을 6개로 분할했으나 다음 단계로 예정되었던 경쟁체제의 도입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전의 자회사형태로 운영되면서 실질적인 경쟁체제를 갖추지 못하여 조직의 중복운영과 국가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쟁의 효율성과 경제성은 무시되고 과거의 공기업 독점체제로 회귀하려는 퇴행적인 논란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개편 시행이후 민간사업자의 비중은 발전부문에 국한되며 발전전력량 기준으로 5% 미만에 불과하여 여전히 한전 및 한전 자회사의 독점적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 민간 발전사업자의 참여로 연료도입, 운영 및 유지보수의 효율성, EPC 기능 등에서 제한적이지만 경쟁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급변하는 에너지시장과 경직적인 산업구조의 문제.

지금 현재 국제에너지 가격의 급등, 급락, 그리고 불안정한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인도 등의 에너지 수요 확대에 따라 2008년 국제 에너지 가격은 유래 없는 수준까지 급등하여 배럴당 147$까지 상승하였고 이에 이은 경기침체에 따라 다시 배럴당 40$까지 하락했다.

경기회복과 함께 유가는 다시 상승하여 배럴당 80$ 수준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국제 에너지 가격 및 자원가격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아서 에너지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여건이 매우 취약해지고 에너지 security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목표 30% 제시했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제적인 규제가 가시화되면 발전부문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될 전망이며 국내외에 선포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고 녹색성장을 이루려면 전력생산 및 거래구조에 거대한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온실가스 감축과 같은 격변을 수용하기에는 현재의 전력산업 구조가 지나치게 경직적이며 새로운 기술과 거래질서를 만들어 나가는데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생각한다.

공기업 독점체제와 전기요금의 왜곡.

전기요금이 시장의 수요공급을 도외시하고 정치적으로 결정됨으로서 심각한 왜곡과 에너지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공기업 독점체제 하의 전기요금은 다양한 경제정책과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부담이 늘어나는 것이 수입원가의 상승이나 수용가의 에너지 낭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우선순위에서 밀렸거나 정치가들의 배려부족으로 치부해 버리는 잘못된 관행만 형성될 뿐이다.

물가안정, 수출 산업지원, 도서벽지 지역요금, 저소득층 배려, 농업용 지원, 교육용 저가정책, 다자녀가구 전력요금 삭감 등의 갖가지 정치적 고려가 개입하여 시장의 원리와는 완전히 괴리된 전기요금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유래 없는 고유가 시대에 전기요금 원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지속되어 일인당 전력소비량이 일본을 추월할 만큼 전력낭비가 심각하고 에너지 절약이 가장 요구되는 시점에서 에너지 수입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에너지 낭비를 지속하는 우매한 국가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원가와 괴리된 요금구조는 한전의 적자를 시현하였고 공기업 적자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전력요금 왜곡에 따른 손실을 국가재정으로 보조하는 것은 국민들이 부담해야할 요금부담을 조세부담으로 전가하는 행위에 불과하지만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에너지 절약하는 사람이 에너지 낭비하는 사람에게 보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현재의 세대가 낭비하고 미래의 세대가 부담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녹색성장의 추진과 국가 재정적자의 심각성

국가적 현안으로 대두하고 있는 녹색성장과 국가재정적자 문제의 해결은 전력산업의 변화에서부터 시작해야 된다.

전력산업이 이대로 지속되거나 과거의 퇴행적인 국가독점 사업으로 가게 되면 에너지 가격은 시장원리와 동떨어진 정치적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왜곡을 피할 수 없고 국가재정의 부담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녹색성장과 배치되는 에너지 낭비가 지속될 것이다.

더구나 다가오는 미래에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을 해야 하는 막중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려면 경직된 에너지 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독점 공기업에 의한 전력시장의 완전한 지배는 우리나라만 유일한 구조이며 OECD 국가들은 이미 송전부문과 발전부문을 분리하였고 소매부문의 경쟁도입을 완성한 단계에서 에너지시장의 변화를 대비하고 있다.

에너지 환경분야의 미래와 맞지 않는 전력산업구조.

기술적 혁신을 수용하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데 있어서 공기업 독점구조는 심각한 장애요인이며 걸림돌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소매시장에 판매경쟁과 수급여건에 맞추어 변화하는 요금체제를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시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최근에 활발한 참여와 역동적으로 시작한 국내의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민간 참여자들 사이에 독점 전력사업자의 지나친 지배력이 장애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수직계열화된 공기업 독점체제는 새로운 기술이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다른 영역과 융복합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의 경쟁국들은 모두 경쟁 환경 속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전력산업을 구축하고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변화의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자가 될 나라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의 각국 일본 그리고 중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나라들은 모두 구조개편을 완성해 가고 있으며 모두 경쟁과 민간의 활발한 참여로 에너지의 신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그 어느 나라도 단일 공기업이 국가 전체의 전력이나 가스를 완전히 독점적으로 장악하고 경쟁을 거부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만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