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에너지소비국이자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다소비 의존국가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G-20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도국간 녹색성장의 중간자적 역할을 강조하며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사실은 알고 보면 2012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의무부과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조차 기후변화 협약 문제에 적극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선진국 틈새에 있는 우리로서는 중간자적 역할을 자처함으로써 실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녹색성장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선진국들은 이미 녹색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를 자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향후 10년간 1천5백억달러를 투입해 청정에너지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빌클린턴 전 대통령은 “녹색성장은 미래를 위한 좋은 선택” “한국이 추진중인 청정에너지 개발 등 저탄소녹색성장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향후 60년간 국가발전 성장동력으로서 저탄소녹색성장을 제시하고 관련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제시한 방안에 의하면 오는 2020년까지 기후변화 적응 및 에너지자립의 기반을 닦고, 2050년까지 신성장동력으로서 관련산업을 집중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해 경제성과 환경보호라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강점인 IT, BT, NT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녹색성장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의 관련산업을 이끄는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태양광 현황과 전망

청정에너지원으로서 가장 각광받는 것이 태양광 발전이다. 태양열을 이용한 방식은 국내에도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전세계 태양광 시장은 2006년 1.6GW, 2007년 2.4GW, 2008년 5.5GW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스페인이 2.3GW로 가장 높았고 독일이 1,532MW, 미국이 346MW, 한국이 그 뒤를 이어 278MW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태양광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일본(226MW)보다 조금 앞서 있다.

지난해 태양광시장은 2008년 41%의 태양광시장을 주도했던 스페인 정부와 우리나라의 지원규모 축소로 인해 소폭 성장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보급기반 확대를 위한 정부정책은 태양광주택 보급사업, 지방보급사업, 설치비 보조, 장기저리융자 지원 등 정부보조 중심에서 신․재생 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 Renewable Portfolio Standards)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의 태양광산업 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10년 가량 뒤쳐져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국내 태양광 산업은 2008년부터 많은 업체들이 진출하기 시작했다. 국내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 원료에서부터 시스템까지 산업 전 영역에 이르는 가치사슬(value-chain)을 형성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폴리실리콘(Poly-silicon)은 태양전지 밸류 체인의 상부에 위치한 핵심기초 소재로, 2005년 이전에는 세계에서 7개 업체만이 생산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OCI(구 동양제철화학)이 폴리실리콘 사업에 신규로 진출하여 상업화에 성공하였고, 초기에 9N 향후에는 10N의 실리콘을 생산할 예정이다. OCI는 2007년 12월 6.500톤 규모의 1공장을 완공하였고 2008년 5.000톤의 폴리실리콘을 생산 출하하였다.

폴리실리콘 양산기술 국산화 기술개발에 힘써왔던 KCC도 2008년 3월 태양전지 사업에 진입한 현대중공업과 합작 법인인 KAM을 설립하고, 2010년 생산을 목표로 연간 3.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건립했다. 이외에, 미국의 SunPower의 투자를 받아 잉곳 사업을 하고 있던 웅진그룹의 웅진폴리실리콘, 오성엘에스티와 신성이엔지가 투자해 설립한 한국실리콘 등이 공장을 짓고 있다.

잉곳/웨이퍼

잉곳/웨이퍼 분야에서는 네오세미테크, 넥솔론, 웅진에너지, 세미머티리얼즈 등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8년 국내 잉곳/웨이퍼 생산 규모는 740MW, 2009년 1.400MW, 2010년 2,370MW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2007년까지 국내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KPE가 유일하게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를 생산했다. 현대중공업, 미리넷솔라, 신성홀딩스, 제스솔라 등의 업체들이 2008년 태양전지 시장에 진입하였다. 또한 LG전자, STX솔라, 한화석유화학 등이 태양전지 공장을 건설했다. 이 분야 생산규모는 36MW 수준으로 매우 미약하였으나, 최근 많은 업체들이 태양전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2008년 176MW, 2009년 936MW로 급증했다. 2010년에는 1,466MW까지 생산 설비가 증대될 전망이다.

2008년까지 기가와트급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갖춘 국가는 중국(5.1GW), 대만(2.4GW), 일본(2.1GW), 독일(1.8GW), 미국(1.4GW) 등 5개국 정도다. 우리나라는 중국(6.8GW), 대만(3.7GW), 독일(3.2GW), 일본(2.5GW), 미국(2.1GW)에 이어 6위의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330MW로 국내 최대 규모이다.

박막 태양전지

국내에서는 한국철강과 알티솔라가 비정질 실리콘 박막태양전지의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철강은 주성엔지니어링으로부터 설비를 도입하여 5세대 유리기판을 사용한 비정질 실리콘 단일 정합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알키그룹은 태양광 인버터를 수년 전부터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면서 태양광 사업에 역량을 키워오다가 2008년 3월 알티솔라를 설립하고 2009년 1월 박막 실리콘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한국철강과 알티솔라의 생산 능력은 각각 20MW, 50MW이다.

CIGS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벤처기업인 Telio솔라가 하향식 Co-evaporation 법을 적용하여 개발하고 있으며, LG마이크론도 국가과제에 참여하여 동일한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한편 대양금속은 국내 최초로 flexible금속기판을 이용하여 CIGS 박막 태양전지를 양산하기 위하여 2009년 말 50MW라인을 건설한다고 발표하였다.

모듈 및 시스템

태양전지보다는 모듈분야에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현대중공업, 에스에너지, 심포니에너지, 경동솔라, LS산전, ATS솔라, 유닉스, 솔라테크 등이 대표적인 업체이다.

2008년 국내 업체의 모듈 생산 시장규모는 505MW였고 2009년 1,080MW 규모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