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국내중전기기산업 세계화 주력

중전기기 국내수준 한단계 업그레이드

전력IT기술, 친환경전력기기 개척 선도

 

우리나라에 최초의 전깃불이 켜진 것은 1887년. 그로부터 122년이 지난 현재 한국은 세계 최고수준의 전력을 생산하는 국가로 성장했다. 국내 전기산업의 규모는 30조원. 연평균 5%가 넘는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연간 1백억달러가 넘는 중전기기가 수출되고, 오는 2020년에는 4백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산업의 원동력인 전기를 국가기본망으로 자리잡도록 관련업체들을 독려하고 이끌어온 숨은 공신이 한국전기산업진흥회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이하 진흥회)는 전기산업을 대표하는 선도단체로 한국의 전기산업을 세계화시켜 미래성장동력으로 확고히 자리잡도록 한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전력I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그리드에 중요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도 알고 보면 당연한 결과다.

1990년 한국전기공업협회로 태동해 오늘의 한국전기산업진흥회로 성장하기까지 20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진흥회가 해온 일은 결코 작지 않다.

진흥회는 3가지 단계로 성장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88올림픽을 계기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던 80년대 후반에 시작된 진흥회 태동기, 2001년 한국전기산업진흥회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시작된 발전기, 그리고 20주년을 맞은 현재의 성장기라고 볼 수 있다.

1991년 한국전기공업진흥회(KOEMA)로 출범할 당시 진흥회는 아주 초라했다. 1년 전인 1990년 사단법인 한국전기공업협회로 출범해 명칭을 바꿨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 국고지원 없이 회원 회비로만 운영해야 하니 그 영세성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때 회장단사인 금성산전, 효성중공업, 대한전선, 극동전선, 광명전기, 수영전기기업이 출연금을 냈다. 진흥회 최초의 공식기부금(?)인 것이다. 이때 만들어진 2억여원의 출연금으로 자그마하지만 그나마 일할 공간을 처음으로 만들었고 비로소 직원들을 채용해 일다운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전기산업진흥회는 국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흥회는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예산이 그리 많지 않다. 전체 운영예산의 50% 이상을 회원사 회비와 자체 사업을 통한 이익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적 어려움은 이미 태동기 시절부터 있어온 모순(?)이다.

다행히 1991년 수입선다변화 품목 추천기관과 산업기술개발자금 취급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진흥회는 힘을 받기 시작했다. 명실공히 중전기기를 대표하는 전문 공공기관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1992년 전기산업 품질경영(QM) 추진본부를 설치․운영했고 그해 중전기기 공인인증시험제도를 개선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특히 1991년 한국기계공업진흥회에서 취급해오던 공업발전기금 중 전기분야 추천권을 이양받아 취급함으로써 재정적 안정에도 일정부분 기여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진흥회가 지난 20년 동안 펼쳐온 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과 선진중전기기참관단 파견의 역할이다. 이 두가지 행사를 통해 국내 중전기기 산업은 현재의 위상과 발전방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1994년 1회 대회 개최 이후 종합기기전은 국내 중전기기 산업의 현황과 외국 선진기업 및 동남아, 아프리카 등 후발국들의 중간자 위치에서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모델을 찾을 수 있었다.

국내유일의 국제 전기기기 전시회로 자리잡은 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은 수출상담회와 신기술 발표회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침으로써 국내외에 한국의 중전기기 산업의 위상을 알리는 홍보도우미 역할을 해왔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뒤쳐질 수밖에 없었던 중소기업의 수출상담 창구역할을 대행해온 점은 진흥회가 객관적으로 재평가 받아야 할 부분이다. 1997년 본격화하기 시작한 수출촉진 대책회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산자부, 한전관계자와 업계 대표 등이 꾸준히 참석함으로써 우물안 개구리였던 많은 국내 중전기기 관련 중소기업들이 큰 흐름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2000년 들어서면서 진흥회는 제조업 중심의 공업진흥회 분위기를 탈피하고 IT융합형, 친환경, 초고압 초전도화 응용분야로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전기기기의 IT화, 지능화 요구에 맞춰 진흥회는 새로운 디지털 시장 수요에 맞는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국내외 기술환경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중전기기 산업의 차세대 기술개발 정책 발굴 및 추진 등을 통해 기술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왔다.

그동안 공인검수시험 면제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개선하고 KOEMA 단체표준을 제정하여 국내외 시장 진출 기반을 조성해 온 것. 특히 전력IT 표준화 사업을 통해 국가표준, 국제표준을 제안하고 제조물책임법(PL) 대응을 통한 품질제고와 신뢰성 향상에 일익을 담당해 오기도 했다.

진흥회는 전력IT기술, 친환경 첨단 전력기기 개발 등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업계를 이끌어가는 지원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전 7시면 전직원이 출근을 해 그룹 미팅을 하고 밤 10가 넘도록 환하게 불이 켜있는 전기진흥회관을 바라보며 한국의 중전기기 산업 미래 여전히 밝다는 확신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