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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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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모방은 곧 발명이다
2019년 11월 13일 (수) 왕연중 elenews@chol.com

헐벗고 배가 고파도 남의 물건을 절대로 훔치지 않았던 우리 조상들은 오로지 책 도둑만은  도둑이 아니라며 관대하게 넘어갔다. 배우고자 하는 열망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미덕이라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생각이었고, 이 때문에 책 도둑이 배우기 위한 것이라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책 한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서 가난한 사람들은 배울 수 없었던 시대의 생각이므로 지금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책 도둑도 도둑으로 처벌을 면할 수 없다. 책뿐만 아니라 그 어떠한 것도 남의 것을 훔치면 그것이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도둑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발명해야 하는 발명가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남의 발명 훔치기에 있어 면책특권을 부여받았다 할 수 있다.

일본의 대중적인 식사 중의 하나인 돈가스 덮밥이 그 좋은 예다. 돈가스는 서양식 포크 커틀렛, 즉 돼지고기 튀김을 모방한 음식이다. 일본은 이 포크 커틀렛을 단순히 모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고유의 덮밥으로 재탄생시켰다. 뜨거운 밥 위에 잘 튀겨진 돈가스를 얹고 육수와 계란 국물을 부어 먹는 돈가스 덮밥은 완전히 일본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음식은 동서양의 맛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특이함과 간편함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서양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일본의 이런 창조적 모방 정신이 경제대국을 만들었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이런 창조적 모방정신은 훌륭한 발명의 기법이기도 하다. 라디오의 접이형 안테나를 그대로 모방해 만든 지시봉도 있다. 이 지시봉은 라디오에서 안테나만을 떼어낸 것처럼 모양이 완전히 똑같지만 전혀 다른 용도로 인기를 끌었다. 접어 넣으면 크기도 작고 볼펜 같은 모양이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하지만 일단 끝을 끄집어내어 늘리면 여의봉처럼 늘어나 지시봉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또 샤프연필의 모양을 그대로 흉내 낸 분필케이스나 지우개도 한동안 눈길을 끈 아이디어다. 얇은 막대 지우개를 샤프연필처럼 끼워서 사용하는 샤프지우개는 멋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단연 인기였고, 분필케이스는 하루 종일 분필을 만지는 선생님 사이에서 대인기였다. 분필을 쉽게 빼고 넣을 수 있는 샤프의 특징을 창조적으로 모방하여 거둔 성과다. 

유럽 최고봉 융프라우를 올라가는 케이블 기차도 마찬가지다. 시계의 톱니바퀴에서 힌트를 얻어 가파른 산을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 이 기차도 모방에서 얻은 창조물이다. 

모방도 어엿한 창조의 기술이자 발명의 기법이다. 썩은 나무 둥치에서 탐스럽고 아름다운 버섯이 피어나듯이 늙고 구태의연한 발명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고 생명력을 주는 것이 바로 창조적 모방인 것이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유원대학교 IT융합특허학과 협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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