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인 (사)에너지나눔과평화는 국내 전기미공급 가구에 대한 전기공급 개선정도와 현황을 알아보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전기미공급 지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작년 3월 에너지나눔과평화가 방송보도를 통해 국내 전기미공급 가구에 대한 별도의 지원책을 촉구한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루어져서 그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전기미공급가구 현황

42개 도서지역 115가구와 78개 벽지지역 145가구의 전기공급현황을 조사한 결과 2개 도서지역의 9가구와 38개 벽지 70가구인 총 79가구가 아직도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1개 도서지역의 7가구는 어업철에만 거주하는 곳이며 10개 벽지지역의 12가구는 비상시 거주지인 것으로 나타나 상시적으로 거주하면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지역과 가구는 29개 지역의 총 60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일부가구에 한해 자가발전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사된 경우는 11개 지역의 33가구로 나타났다.

전기가 미 공급되고 있는 38개 벽지지역의 시도별 현황을 살펴보면 강원지역이 36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경북과 충북지역이 각각 9가구로 많았다. 그 뒤로는 충남 7가구, 전북 6가구, 경남 2가구, 경기 1가구로 나타났다.

전기미공급가구의 생활상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은 밤에 촛불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손전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중에서는 기관이나 지자체로부터 태양광보급사업을 권유받은 적도 있었으나 설치비의 일부를 자부담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안돼 그냥 전기없이 지낸다고 답변한 경우도 있었다.

전기공급가구 현황

도서의 경우 10호 이상, 벽지의 경우 5호 이상이 되어야만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농어촌전기공급사업촉진법에 따라, 가구수를 충족시키지 못해 한국전력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었던 지역 중 2007년 이후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 지역과 가구수는 34개 도서지역의 106가구, 34개 벽지지역의 75가구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중 2007년 이후 법적으로 전기공급요건이 갖추어져서 전기를 공급받게 되거나 현재 전기공사중인 곳은 4개 지역의 총 30가구에 지나지 않았다.

2007년 이후 전기를 공급받게 된 34개 도서지역의 경우에는 법적 전기공급요건을 갖추게 되었어도 지역적 특성상 대부분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디젤자가발전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30개 벽지지역의 경우 대부분은 자비로 자가발전을 하거나 편법으로 전기선을 따서 활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이사항

4개 도서지역과 6개 벽지지역의 경우 2007년 정부 통계상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는 14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현재는 아무도 살지 않는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해 거주지를 떠난 경우였고 거주자가 죽은 후 폐가가 된 경우도 있었다.

전남 신안군 율도(지도읍)의 4가구는 2005년에 외부단체로부터 태양광발전기를 지원받아 전기를 사용한 적이 있었으나 이후 사후관리가 안되어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현재는 디젤자가발전기로 교체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경북 봉화군 소천면 고선1리(먹반골)의 3가구는 2007년경부터 정부에서 지원한 태양광발전기로 전기를 공급받고는 있으나 현재 사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다.

종합평가

이번 전기미공급지역과 가구에 대한 조사결과는 전화가 안되어 일부 제외된 지역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07년도 정부 통계상 313가구였던 전기미공급가구수가 79가구로 줄어 상당부분은 전기공급에 대한 별도의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진 것으로 긍정 평가된다.

특히 도서지역의 경우에는 지자체 차원의 디젤지원을 통한 자가발전활용도를 높여 비교적 짧은 기간내에 효용성있는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디젤은 배기가스 및 온실가스를 다량방출하기는 연료이므로 향후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활용 및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벽지지역의 경우에는 실제 지자체 차원에서의 실태조사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만아니라 법적으로 전기공급을 할 수 있는 5호 이상이라는 가구수가 충족되지 못할 경우 여전히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서지역과의 형평성있는 지원대책이 부재하고 일부 태양광발전기 지원 등에는 지속적인 관리체계가 없다는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

향후 지원방향

모든 국민의 에너지기본권을 보장하는 일은 정부의 역할이지만 지금처럼 소외계층에 대한 에너지기본권을 보장하는 일이 여유롭게 진행된다면 결국 얼마 남지 않은 소외계층은 2년새 거주자가 없어진 10개 지역처럼 결국 삶의 고통을 이기지 못한 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도서?벽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최소한의 에너지기본권을 보장하는 일은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 기업, 시민단체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기공급방법은 이들 지역의 특성상 자가발전이 가능하고 환경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태양광에너지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지원하는 방법을 검토하되 정부차원의 지속적인 관리 및 모니터 체계를 구축하여 기존에 드러난 한계 역시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대다수 도서지역에 보급되어있는 디젤자가발전기의 연료인 디젤은 배기가스 및 온실가스의 주범이므로 각 도서지역의 재생가능에너지잠재량을 고려한 적합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지원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