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첫 국감에서 지식경제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육성정책 저탄소 녹색성장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6일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들은 지경부의 핵심 정책이 구체적인 예상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과도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성장동력 대기업 특혜시비 없어야 지경부가 최근 제시한 6대 분야 22개 신성장동력 육성 사업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 어렵고 민간 대기업에 지나친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민주당 이강래 위원은 "신성장동력을 참여정부 시절 10개 과제에서 이번에 22개 과제로 확대하면서 선택과 집중이 어렵게 됐다"며 "과제에서 선정되지 않은 사업은 성장잠재력을 갖지 못하는 사업들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성장동력 산업 영위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면제키로 한 것 등 민간의 투자확대를 위한 특혜정책이 돼버리는 게 아닌지 우려 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노영민 위원은 "내년 신성장동력 사업에 정부가 1조3000억원, 민간이 10조500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기업들이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투자에 선뜻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에너지계획 구체적 보완대책에 만전을 지경부가 20년 단위 장기 에너지 정책으로 발표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해서도 예산편성 및 구체적 추진 대책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한나라당 김정훈 위원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예산은 올해 5327억원으로 지난 2004년 대비 3,2배 증가했으나 시설보급 사업의 비중이 너무 높고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의 비중은 최근 3년 간 30% 미만으로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기준 수입의존도가 태양광은 75%, 풍력은 99.6%에 이르는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산화 과제 지원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2007년 164개 신규과제 중 국산화 과제 지원실적은 47개에 불과했다.2006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상용화 과제수가 52개로 상용화율이 17.2%에 그치는 등 예산대비 상용화 및 관련 매출, 특허실적 등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허범도 위원은 "국가에너지기본계획 관련 수출목표가 산출되지 않은 것은, 여러 목표치는 잘 뽑아놓고 실질적인 성장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며 "향후 치밀한 대책과 함께 부작용을 염두에 둔 보완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은 사업비가 지원되지만, 바이오, 폐기물, 지열, 태양열 등 사업은 예산지원이 열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해양 바이오연료는 연구개발이 끝나 원천기술을 확보했음에도 실증연구를 착수하지 못하는 등 전체적인 지원제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주승용 위원은 "국내 태양광발전 부지 중 74%가 산림과 농지를 깎아 만든 것"이라며 "태양광발전소 부지로 훼손된 산림은 자동차 274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이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신성장동력 관련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라며 "특혜시비가 일지 않도록 혜택을 부여하는 일에도 신중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은 지난 2년 간 공청회, 워크숍 등으로 국민을 비롯한 참여주체와 소통에서 최대한 신경을 썼다"며 "향후 에너지 분야 10개 세부계획 및 정기 점검 등으로 구체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공기업들의 방만 경영 비리 등에 대한 지경위원회 위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또 낙하산 인사를 위한 사퇴압력 의혹도 강하게 제기됐다.

한나라당 임동규 위원은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들의 비리가 계속 터지고 있다"며 "내부사정을 제일 잘 아는 감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부감사위원회 등을 만들어 수시로 감사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윤호 장관은 "과거 공기업이 상당히 방만했고, 집단비리, 경영성과 왜곡 등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사전, 사후 예방시스템을 잘 갖추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주승용 위원도 "한국전력, 석유공사 등 산하 공기업 임원들이 퍼스트 클래스를 타는 등 호화로운 해외 출장을 하고 있다"며 "유가인상으로 공기업 손실 보조금 지원을 요구하면서 이런 행태를 지속하기 때문에 신의직장이라는 비아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행정안전부 예규인 공무원 여비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대통령부터 장관까지는 퍼스트 클래스, 차관부터 3급 국장까지는 비즈니스 클래스, 기타는 이코노미 클래스로 규정돼 있다.

주 위원은 "이 같은 공기업들의 행태를 방치한다면 정부가 아무리 공기업 선진화를 한다고 해도 신의 직장이라는 소리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일부 공기업의 경우 대통령에게 지급되는 준비금(비자발급, 상비약, 세면도구 구입 등에 필요한 금액)보다 3배나 많은 준비금을 주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무원 여비규정에 의한 대통령의 준비금은 200달러, 장차관 160달러인데 반해 지역난방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임원 준비금은 3배인 600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밖에 석유공사 500달러, 한국수력원자력, 남부발전, 남동발전도 300달러나 된다.
이 가운데 에너지관리공단, 한국가스공사, 가스기술공사 등 일부는 퍼스트 클래스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로 여비 규정을 바꿨다.

한전 김쌍수 사장도 취임 후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중단 지시를 내렸다.

주 위원은 "공기업 임원은 정식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하는 준공무원"이라며 "공기업마다 제각각인 여비규정을 통일하기 위해서 조속히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위원은 또 김병로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등 최근 사의를 표한 기관장들에게 사퇴 압박이 없었는지 재차 확인했다.

그는 "지경부 산하 기관장의 임기가 남아있는데도 사퇴를 종용하는 듯한 수시감사를 벌이고, 임기중 강제사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결국 수시감사 결과는 직원 복지예산이 철저하지 않았다는 경고나 주의 처분 사항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병로 이사장은 외압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정훈 위원은 "공기업혁신연구회는 지난해 1월 산하 임원들의 각 공공기관 예산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며 "6명이 1000만원의 비용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은 "공기업혁신연구회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출신 정치권 인사들로 구성된 사모임"이라며 "중국 산업시찰을 빙자해 공공기관 예산을 전용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는 만큼 지경부 전체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강용석 위원은 “서울화력발전소의 기능은 겨울철 일부 세대의 열난방공급과 전력계통상의 안정을 위한 것으로 서울화력발전의 열병합방식은 열전용 보일러에 비해 연간 90여억 원의 예산이 낭비되며 오는 2011년이면 수도권 전력계통의 보완으로 사실상 실효성이 사라져 폐지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지경부 이윤호 장관은 “당인리 서울화력발전소의 지하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뒤 발전소 이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윤호 장관은 열 공급 대체 시설과 전력계통이 보완되면 서울화력발전소의 존치 이유가 없다며 이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