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날씨

   4월말, 5월의 낚시를 위해 낚시 사이트를 확인해보니 내가 주로 승선하던 세진호는 6월말까지 물때 좋은 날은 모두 만석이었다. 다행히 13물에 자리가 있어 예약을 하고 기다렸다. 출조 당일 새벽 1시 반에 목선배를 만나 길을 나서는데 선배께서 “어제 낚시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우리 이름이 없던데 예약하였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예약하였습니다.” 말씀드린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확인해보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휴대폰으로 확인해보니 내 이름이 없었고, 배는 이미 만석이었다. 낚시가게로 황급하게 전화를 하자 사장이 받았으며 예약했는데 내 이름이 왜 없냐고 묻자 어물거렸다. 지금 서울에서 출발하면서 전화를 드리고 있는데 다른 배라도 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형제호가 출항하며 그 배라도 타려면 오라고 하면서 어제도 출조하였는데 우럭을 잡지 못했으며, 아직까지 수온이 낮아 입질이 시원치 않으므로 쉬시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목선배에게 말씀드렸더니 형제호라도 타자며  출발을 독촉하셨다.

  찜찜한 기분으로 운전하여 신진도에 도착하였고, 낚시가게 사장은 나를 보자 미안하다면서 머리를 숙였다. 형제호는 어떤 종류의 낚싯배냐고 물었더니 내만권 낚싯배로서 격렬비열도 안쪽에서 낚시하며, 승선비는 8만원이라고 하였다. 안흥에서 간혹 타던 길성호와 비슷한 배였다. 새벽 4시 40분경 세진호는 출항하였는데 형제호는 아직도 선착장에 배를 대지 않았고 7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5시경 승선하여 선장에게 자리 배정에 대해 물었더니 알아서 앉으라고 하여 좌측 선미 두 번째 자리를 잡았다.

  선실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선장이 낚시하라고 우리를 깨웠다. 신진도에서 출항하여 한 시간을 나와서 6시 20분경 첫 낚시가 시작되었다. 바닷물을 보니 탁한 것이 인천과 다를 바 없었다. 선장에 의하면 아직 사리때가 지나지 않아 물이 흐리니 가급적 봉돌을 바닥에 끌면서 낚시를 하라고 하였다. 30여분을 낚시하였으나 전혀 입질이 없자 선장은 밖으로 40분을 나갈 예정이니 선실에 들어가 쉬라고 하였다.

  선실에서 잠을 청하는데 어느덧 격렬비열도에 도착하였고, 여러 배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으며 우리도 낚시를 시작하였다.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낚시를 하였으나 전혀 입질이 없었고 힘만 들었다.

 선장은 격렬비열도에서 가장 거칠다는 포인트에 배를 대면서 15m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암초이므로 수시로 바닥을 체크하면서 낚싯줄을 감거나 풀어주면서 낚시하라고 하였다. 낚시채비를 입수시키고 바닥을 확인해보니 수심 50m 암초지대였고, 배가 흐르자 낮아져서 계속 낚싯줄을 감는데 ‘톡’하는 입질이 있어 지체 없이 전동릴을 감았더니 2자 우럭이 올라왔다. 다시 배를 대고 낚싯줄을 감고 있는데 ‘투득’하는 입질이 있어 낚싯대를 바짝 들어 올리자 무거운 느낌이 들어, 낚싯줄을 감자 낚싯대가 30도 정도 휘어지면서 3자 우럭이 올라왔다.

 또다시 같은 포인트에 배를 대었고 같은 방법으로 낚시를 하고 있는데 희한하게 낚싯줄을 10m 감았을 때 ‘투득’하면서 입질이 왔고, 감아보니 3자 우럭이었다. 선장이 다시 배를 대었으나 더 이상 입질이 없었고, 격렬비열도의 여러 포인트를 뒤졌으나 입질이 없었다. 나는 근처에 있는 낚싯배를 세어보니 무려 15대였고, 승선한 인원을 어림짐작해보니 15명 내외로서 200여명이 낚시를 하고 있었으며, 한 사람이 우럭 5마리를 잡는다면 우럭 1,000여 마리를 잡는 것으로서 한 달에 10번 출항할 경우 우럭 1만여 마리를 잡으므로 우럭이 고갈될 만도 하였다.

  선장은 수온이 아직까지 8도에 불과하여 입질이 시원치 않으니 내만권으로 들어가서 어초를 뒤져보고 그래도 없으면 조기 귀항하자고 하여 동호인들이 모두 동의하였다. 점심을 먹으면서 확인해보니 내가 3마리 잡았는데 한 마리도 못 잡은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군산이나 홍원항의 경우 수온이 여기보다 높아 우럭이 잘나오는데 신진도는 좀 더 있어야 우럭이 나올 것 같다고 하였다. 작년 겨울이 덜 추워 수온이 높을 줄로 예상하였는데 5월이지만 아직도 서해 바다는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