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금주 의원

한국석유공사가 잠빌광구 시추를 위해 지난 2012년 1745억원을 들여 건조한 시추선이 카스피해에 갇혀 어항속 금붕어 신세가 될 처지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석유공사는 2008년 카자흐스탄 잠빌광구에 국내 석유 소비량의 1. 2년치인 10억배럴이 매장돼 있다며 1억 9,5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160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실제 매장량은 1/10 수준인 1억 배럴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난 3월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지난 4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손금주 의원(국민의당, 전남 나주화순)은 카자흐스탄 국영석유회사인 KMG에 광구를 되판 돈 500만 달러(약 55억원)을 빼면 2105억원을 날려버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비용에는 당시 잠빌광구 시추를 위해 건조한 잠빌시추선 비용이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손 의원은 석유공사 611억원을 포함해 SK이노베이션, 현대제철, 삼성물산,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 총 1억 5805만 달러(약 1745억원)짜리 잠빌시추선을 건조해 카스피해에 띄웠지만 잠빌광구가 경제성 부족으로 철수하면서 잠빌시추선은 2년째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은 채 카스피해에 둥둥 떠 있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에 따르면 2012년 잠빌시추선 건조 이후 지금까지 시추선 유지비용만 1044억원. 특히 14년 잠빌광구 시추 이후에는 아무런 역할도 없이 바다 위에 뿌린 돈만 206억 2000만원, 매월 평균 11억 5000만원이 카스피해에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카스피해가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내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잠빌시추선은 어항에 갇힌 금붕어 신세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당초 석유공사는 “타 광구 시추작업을 통한 수익으로 기존 투자비를 회수한 후, 카자흐스탄 측으로 소유권이 인도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카스피해 내 25개 광구 중 잠빌광구 외에 시추선이 쓰인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잠빌시추선의 작업가능 수심은 2.5~7.5M로 카스피해 내 25개 광구 중 잠빌시추선이 작업할 수 있는 광구는 잠빌 외에 이스타야 광구와 사파예프 광구 뿐”이라며 “현재 이스타야 광구는 무기한 시추연기, 17년 시추가 계획되어 있는 사파예프 광구도 실제 시추여부는 그 때 가봐야 아는 일이고, 또 설사 시추가 이뤄진다 해도 우리 시추선을 사용할지 여부도 불투명해 사실상 잠빌시추선은 할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석유공사도 15년과 16년에 카자흐스탄 측에 매각을 시도했지만 두 번 모두 거부당한 것으로 밝혔다.
손 의원은 “이동이 어려운 내륙에 갇힌 바다에, 그것도 잠빌시추선이 사용 가능한 광구가 3개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추후 카자흐스탄에 넘겨줄 조건으로 1745억원이나 들여 시추선을 만들 필요가 있었느냐”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냥 바다 위에 막대한 돈을 뿌리고 있는 잠빌시추선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