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석 PEC코리아 대표

올여름 내내 계속된 기록적인 폭염으로 양식장 피해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거제 지역에서 발생한 '콜레라'로 인해 수산업계가 울상이다. 최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전국 양식장에서 폐사한 어패류는 643만 마리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통상 가두리양식장의 적정 수온은 22~24도이지만, 계속된 폭염으로 바닷물 온도가 30도를 오르내리는 등 이상 수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한다. 특히 우럭 피해가 심했는데 그 이유는 우럭의 적정 수온은 18도 내외이다.

얼마 전 신부님과 식사하면서 양식장에서 안타깝게 폐사한 우럭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양식장 업자들과 수산 당국이 매우 미련하다는 것이었다. 하늘을 원망하며 물고기들이 죽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당국에서 일부 보상을 해주고 차라리 물고기들을 방출하였다면 떼죽음을 막을 수 있을뿐더러 어장도 풍부해져 바다를 찾는 낚시동호인들이 늘어나 지역경제에 도움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셨는데 매우 공감하였다.

이런 와중에 신진도로 내려갔다. 새벽이지만 무더위가 가시지 않아 좁은 선실에서 잠들기가 매우 어려웠다. 새벽에 내려온 탓에 졸음이 밀려와 땀을 흘리면서 잠깐 잠이 들었다. 그러나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해져서 30분 정도 잠들었다가 결국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얼마 후 수심 40m 여 밭에서 낚시가 시작되었으나 입질이 전혀 없자, 다시 배를 이동하여 수심 60m 암초에서 낚시를 하였으나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선장은 30여분을 이동하여 서해안에서 수심이 가장 깊다는 곳(80m)에서 낚시를 하였으나 잔챙이 우럭만 간간히 올라왔다. 수온에 민감한 우럭들이 깊은 곳으로 내려가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밑걸림도 심하여 목선배께서는 합사줄이 자꾸 끊어지는 바람에 줄이 짧아져서 봉돌이 바닥에 닿질 않아 낚시를 못하고 있어서 내가 합사줄 20m를 드리자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었으나 쿨러에는 잔챙이 우럭 두 마리가 전부였고, 쨍쨍 내려 쬐는 태양빛과 무더위로 인해 힘이 빠지고 낚시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우럭 한 마리라도 잡을 욕심에 얼른 점심을 먹고 낚시에 열중하였다. 그러나 선장은 깊은 곳에서 우럭 입질이 없자 내만으로 한 시간 정도 이동하니 선실에 들어가 쉬라고 하였다.

단잠을 자고 나자 어느 정도 원기가 회복되면서 낚시할 의욕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수심 50m 침선에서 낚시가 시작되었고, 우럭 채비가 내려가자마자 입질이 오기 시작하였다. 얼른 전동릴을 감으려고 하였으나 어찌된 일인지 전동릴이 작동하지 않아 할 수 없이 수동으로 감아올리는데 무척 힘이 들었으나 3자 우럭 두 마리가 걸려 있었고, 주위에 있는 동호인들도 우럭 한 두 마리씩을 잡았다.

선장이 다시 배를 대자 나는 신속히 채비를 내리자 뒤에서부터 입질이 들어왔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자 어김없이 입질이 왔기에 한 번 채주고 나서 기다리자 다시 입질이 와서 즉시 전동릴을 감기 시작하자 역시 무겁게 올라왔고 우럭 두 마리가 걸려 있었다.

순식간에 우럭 네 마리를 잡자 신바람이 났다. 배를 같은 포인트에 다시 대었고 채비를 내리자마자 입질이 오기 시작하였다. 한 번, 두 번, 세 번의 입질이 왔기에 전동릴을 감기 시작하자 너무 무거워 우럭대를 위로 들어 올리고 나서 릴을 감아야 했다.

수면아래를 내려다보니 3자, 4자 우럭 세 마리가 걸려있어 그냥 올릴까 아니면 뜰채로 올릴 것인지 고민하였으나 저마다 바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그냥 들어 올렸더니 우럭 세 마리가 선상으로 무사히 올라왔다.

그렇게 몇 번 더하고 입질이 없자 선장은 입항을 결정하였다. 우럭을 17마리를 잡았고, 입항하여 웅이네 식당에서 우럭을 손질하기 위해 무게를 재보니 12kg이었다. 폭염 속에서 이 정도 조과라면 평소보다 더 많이 잡았으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