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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 발명의 순서
2016년 01월 21일 (목) 관리자 webmaster@elenews.co.kr
   
 
  ▲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발명에도 순서가 있다. 순서를 밟지 않는 발명은 자칫하면 샛길로 빠지기 쉽고, 헛수고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바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사용할 수 없듯이 발명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순서가 있다. 그리고 그 순서를 밟아야 성공의 지름길로 들어선다.


발명의 첫 번째 순서는 문제를 분석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에 대해 모조리 분석하여 무엇이 잘못되어있고, 무엇이 불편한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가를 철저히 알아내야 한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추측은 배제하고, 날카롭고 예리하게 분해해야 한다.


둘째, 목표를 향한 실제적인 뼈대를 조립하는 일이다. 이 뼈대의 완성으로 계획은 체계를 잡고, 그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뼈대가 견고하지 못하면 건물이 높게 설 수 없듯이 이 작업이 부실하면 발명 작업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다.


세 번째로 정보수집 과정에서 얻어진 많은 자료를 이용하여, 멋대로 난립한 발상의 섬들에 다리를 놓고 골짜기를 메워나가듯 사실과 사실 사이에 부족한 면을 채워야 한다. 이때 발상은 비로소 그 형체를 드러낸다.


넷째, 모든 사실을 남김없이 결합하여 포착할 수 있는 모든 범례를 만든다. 이 작업은 가능한 모든 결과를 예측하고 방향수정을 가능케 한다.


발명역사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이 순서에 의해서 발명 작업을 진행시켰다. 우연히 얻은 성공이라든가, 순간의 발상으로 이루어냈다고 알려진 발명도 실상은 모두 이 순서에 의해 얻어진 결과이다. 다만 처음의 착상이나, 마지막 추론의 단계에서 번뜩이는 알아차림이 우연의 결과처럼 보이게 할 뿐이다.


하이만의 ‘지우개 달린 연필’도 우리는 우연의 결과라고 말하지만, 연필과 지우개가 독립되어있을 때의 불편함이 분석되고, 그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제시되는 등 일반적인 절차를 거쳐 탄생되었다.


진주조개 양식업의 개발도 마찬가지다. 약간 주먹구구식 실험으로 보이는 양식법이지만, 처음에는 ‘조개의 입은 어떻게 열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모래 대신 사용할 이물질은 무엇인가?’, ‘조개의 어느 부분에 삽입할까?’ 등으로 문제를 나누어가며 해결책에 접근했다. 이렇게 늘려나간 실험의 횟수는 3만여 회로 진주조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가 순서를 밟으며 모조리 검토되었다.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화학조미료도 이런 순서를 거쳐서 태어났다. 일본의 한 화학자가 세운 목표는 다시마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조미료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그는 먼저 다시마에 함유된 특별한 성분인 맛을 내는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다시마의 성분을 철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다시마를 삶고, 삶은 물을 증발시키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한 결과 흰 물질을 얻어냈고, 그것이 글루타민산 소다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그 물질이 맛을 내서는 성분이란 사실을 바탕으로 단백질을 염산으로 분해하는 방법까지 알아냈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비결은 뭘까?’라는 추상적인 목표가 특정한 결과로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발명에 있어 순서를 지키는 것은 어느 면으로 보나 이익이다.
<wangyj39@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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