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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 상상의 날개를 펴라
2015년 02월 05일 (목) 관리자 webmaster@elenews.co.kr
   
 
  ▲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발명교육인협회장  
 

착각은 자유이고 상한선이 없다. 상한선이 없기는 상상도 마찬가지이다. 오죽하면 ‘상상의 나래’라는 표현을 쓸까?


상상의 세계란 도대체 어떠한 세계를 말하는 것일까? ‘만일’로 시작하는 모든 세계, 우리가 좀더 어렸던 시절에 즐겨가던 그 세계가 바로 상상의 세계인 것이다.


‘만일 우주에서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다면?’


‘만일 된장찌개에 사탕이나 초코렛을 넣으면 어떨까?’


‘만일 내가 문교부 장관이 된다면 학교를 어떻게 바꿀까?’


현실에서 나 자신을 묶던 수많은 사슬을 끊고 도달한, 전혀 새로운 세계인 상상의 세계. 그곳에선 우주 공간에는 산소가 없다는 과학적 사실이나 된장찌개에 사탕이나 초코렛을 넣으면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한다는 관습의 속박도 없다. 오로지 공상자의 생각에 따라 여러 세계가 탄생되는 것이다. 이것은 각자 개인이 머리 속에 그리는 새로운 세계의 도안이기도 하다.


보통, 인간에게는 판사의 기질과 예술가의 기질이 공존한다고 믿어진다. 현실에 구애받지 않고 오감이 요구하는 데로 행동하며 사고하려는 예술가와 타인의 이목, 사회의 관습, 이성에 의지하며 계산적으로 판단을 하는 판사가 마치 천칭의 양쪽 접시처럼 놓여 있다는 것이다.


만약 예술가의 무게가 무거워져 천칭의 한 쪽이 기울면 낙엽 깔린 오솔길에서 은행잎을 주으며 사색에 잠기고, 반대로 판사의 무게가 늘면 빗자루로 낙엽을 쓸어 퇴비를 만드는 생산적인 일에 골몰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두 기질의 경중에 따라 인간의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발명가는 천칭의 두 접시가 평행상태에 놓인 사람을 지칭하는 것일 게다.


우리는 흔히 발명가야말로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며 체계적인 사고의 소유자라 믿고 있다. 어느 면에서는 이런 선입견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발명가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몽상가적인 기질또한 충분히 갖고 있다. 그들은 가끔 말도 안 되는 일에 열정을 퍼부어 넣으며 오만가지 잡동사니에 신경을 쓰고 허무맹랑한 상상에 몰두하는 것이다.


굿이어는 오랜 세월을 유화고무의 발명에 쏟아 붓고 있었다. 당시에 사용하던 생고무는 더운 날씨에선 녹아 늘어지며, 추운 날씨에선 딱딱하게 굳고 갈라져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굿이어는 침식을 잊을 정도로 안간힘을 썼으나 해결책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그는 자신감을 잃었고 신체적으로도 점점 수척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아주 희한한 꿈을 꾸게 되었다. 유황이 첨가된 생고무가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질 좋은 고무로 변하는 꿈이었다.


‘이것은 어쩌면 신이 네게 주신 기회일지도 몰라.’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냥 스쳐지나갈 꿈에 불과했지만, 굿이어에게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는 꿈에서 본대로 실험에 착수하였고, 그 결과 놀랍게도 고무유화법의 개발에 성공하게 되었다. 아주 우연한 기회로 얻은 황금의 선물이었다.


만약 논리적인 상식아래 ‘꿈이란 믿을 것이 못돼’라고 했다면 굿이어가 얻은 결과는 정반대의 것이었을 것이다. 때론 지극히 비논리적인 것이 의외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쾌히 보여주는 예이다.


‘만약 하늘을 새처럼 날 수 있다면...’


‘잉크가 마르지 않는 펜이 있었으면...’


인간이 끊임없이 소원하던 것. ‘만약 이렇게 되었으면...’이라는 비현실적인 중얼거림도 굿이어의 꿈과 다를 바 없다.


새처럼 나는 비행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 펜촉의 뒤에 잉크를 담을 관을 끼울 수만 있다면, 그런 망상도 현실이 되는 것이다. 바로 그것을 가능케 하는 기술과 방법이 판사적 기질이 담당해야 할 부분인 것이다.

반대로 기술과 방법만이 존재한다면 ‘무엇을 만들 것인가’라는 목적이 빠져 버린다. ‘새처럼 날자’라는 공상이 없다면 하늘을 날 ‘무엇’을 만들 수도 없는 것이다. 예술가가 심어놓은 씨앗을 판사가 거름과 물을 주며 길러내는 형국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사실은 잊고 너무나 판사적인 기질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의 크레파스에 ‘살색’이라는 명칭이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뜨끔해진다. 색에 대해 한참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질 무렵에 강요되는 이 ‘살색’에 대한 무심한 생각이 아이들에게서 상상의 자유를 빼앗고 마는 게 아닌가 싶어서이다.


상상의 세계에 들어설 때야 비로소 인간은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풍성하고 화려한 상상의 세계에 들어갈수록 인간의 미래는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매한 단정으로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에게서 상상력을 뺏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좀더 시야를 넓혀 예술적 가치관에 관심을 두자. 우리 마음속에 있는 판사가 외롭지 않도록 예술가를 같이 살도록 하고, 상한가 없는 상상에 도전해보자.


상상의 세계에서 만들어진 천 개의 세계가 모두 이루어지지 않거나, 비웃음을 사더라도 관여치 말자. 만개, 아니 십만 개의 상상물 중에 한개만 이루어져도 엄청난 결실을 맺는 것이다.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라. 미래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wangyj39@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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