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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특허단상 / 발명의 삼 단계
2014년 07월 09일 (수) 관리자 webmaster@elenews.co.kr
   
 
  ▲ 왕연중 교수  
 

아이디어 창출이나 발명에도 수준과 단계가 있다고 한다. 서로 다른 사물을 결합하여 새로운 성격의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어떤 결합법을 사용했는가에 따라 난이도가 책정된다는 것이다. 대체로 비 분할결합은 가장 초보적인 단계로, 비약결합을 가장 고급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비 분할결합은 말 그대로 분할하지 않는 결합을 의미한다. 즉 사물을 분할하지 않은 채, 다른 용도로 쓰거나, 다른 것과 결합하여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갖게 하는 것을 말한다. 책을 쌓아 발판을 만든다던가, 숟가락을 타악기로 사용하는 것, 위스키를 소독약으로, 천연두 균을 예방약으로 역이용하는 것, 효모균으로 빵을 부풀리는 것들이 모두 이에 속한다. 또한 가난한 소년 하이만을 일약 거부로 만든 지우개 달린 연필도 빼놓을 수 없는 비 분할결합의 산물이다.


이 발명품의 탄생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연필과 지우개를 단순히 연결시켜, 쓰고 지우는 두 가지 용도를 한 번에 해결하도록 한 것이다. 이때, 결합된 두 요소는 아주 독립적인 성격을 띠며, 대등한 관계에 놓여 있다. 또한 결합방법도 단순하기 짝이 없다.


이에 비교하면 분할결합은 한 차원 높은 아이디어 창출법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기술의 수준도 비 분할결합 이상을 요한다.


분할결합은 기존의 사물을 분해 분석하여 재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즉, 분해 된 사물의 부품을 다르게 짜 맞춘다거나, 다른 물건의 부품을 사용하여 결합하는 것이다. 이때 재결합된 것은 이전과는 다른 기능을 덧붙여 부여받게 된다. 예를 들면, 선 그라스와 시력 교정용 안경 같은 것이다. 선 그라스에서 착색 렌즈를 빼고 오목 혹은 볼록 렌즈를 끼우면 전혀 다른 효과를 내게 된다.


전자는 강한 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후자는 사물을 보다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한 사물의 일부분만을 바꾸어 새로운 기능을 갖게 하는 것이 분할 결합인 것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비약 결합 아이디어이다. 다른 표현으로 등가변환사고라고도 한다.


이것은 현재 있는 아이디어로부터 비약하여 전적으로 다른 기능이나 원리를 결합하는 방법이다. 거의 모든 발명품이 이 원리에 의한 것이라 보아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가장 폭넓게 사용된다.


비약의 논리를 설명하는 한 방편으로 일본의 수수께끼 놀이를 예로 들어보자.‘무엇은 무엇으로 푼다.’라는 놀이인데, 수수께끼를 푸는 데 상당한 논리의 비약을 필요로 한다.


‘거미줄은 소매점이라 푼다.’


한 아이가 곰곰이 생각한 끝에 한 명제를 끄집어낸다. 그리고는 다른 아이에게 답을 요구한다.


‘그 마음은...?’
거미줄과 소매점이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단어를 연결시키는 점을 묻는 것이다. 이 대답을 구하려면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야 한다. 보통의 상식으론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마음은...?’
‘그물을 쳐놓고 손님이 오길 기다리고 있으니까.’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먹이를 기다리는 거미와 매상 좋은 자리를 바라는 상인의 처지를 비교하면 금방 얻어낼 수 있는 답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좋은 위치에 자리해야 매상이 높다는 간단한 원리를 소매점과 거미줄의 관계로 파악한 것이다.


이런 재미난 비약은 발명역사를 장식하는 많은 일화에서도 볼 수 있다.


각설탕의 포장 비밀인 작은 구멍은 커다란 범선의 통기창에서 힌트를 얻었고, 왓슨은 김이 오르는 뚜껑에서 증기기관의 원리를 알아냈다. 질산은 용액이 빛에 의해 검게 변하는 사실만으로 사진술이 탄생되었고, 식칼에서 렌즈의 비밀이 나왔다. 안전면도기는 이발사의 가위솜씨에서 착상을 얻었고 커터 칼은 우표구멍에서 나왔다.


모두 수수께끼처럼 재미있는 사슬로 연결되어있다. 칼과 우표구멍이라는 전혀 다른 성질의 사물이‘잘 잘라진다.’라는 공통분모로 엮어지고,‘공기가 통한다.’라는 공통점으로 각설탕 포장의 구멍과 배 선창의 환기구가 이어진 것이다. 바로 여기에 발명의 묘미가 있다. 도저히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사실들이 감쪽같이 합해져서 전혀 다른 것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발명가는 비약에 능숙해야 한다. 훈련된 상상력과 분석법을 바탕으로 하는 비약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비약결합만이 발명의 모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설명한 결합비법은 단독으로 사용되는 것이라기보다는 함께 사용하여 보완 보조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낮은 단계로 이해되는 비분할 결합이나 분할결합의 방법으로도 훌륭한 발명품이 많이 탄생하였다.


단계가 높다고 해서, 가장 좋은 것이 아니고, 초보적인 것이라 해서 가치가 낮은 발명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가 얼마나 독창적인 것이냐 하는 것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가져다주느냐 하는 것이다.

wangyj39@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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