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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특허단상 / 법칙은 깨어지기 위해 존재
2014년 06월 25일 (수) 관리자 webmaster@elenews.co.kr
   
 
  왕연중 교수  
 

창조란 무엇인가?


선에는 항상 악이 따르고 어둠에는 밝음이 뒤따르듯이 창조에는 건설과 파괴가 공존한다. 건설이 창조의 앞면이라면 파괴는 뒷면과 같은 것이다.


창조에는 그 무엇도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위대함이 담겨져 있다. 설령 새로운 것이 창조되기 위해 기존의 것이 깨어지고 부서지는 아픔이 있다하더라도 감수해야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창조물도 또 다른 탄생을 위해 파괴될 것이 자명하다. 파괴를 두려워하면 새로운 창조는 늦어지거나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새가 태어나기 위해선 튼튼한 보호막이었던 알의 껍질 을 깨트려야하고, 새 집을 짓기 위해서는 헌 집을 부숴야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창조에 전념하는 사람들은 항상 도전적인 자세를 갖는다. 마치 혁명가처럼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신의 새로운 법칙으로 질서를 세우려 하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혁명이라는 단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새로운 것을 위해 파괴의 위험을 감수하느니, 안전하다고 믿어지는 헌 것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법칙을 불변한 것이라 믿음으로써 변화를 거부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애써 방어하고 있다. 날아다니는 물고기 따위는 유아스런 발상에 의한 것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만화는 한낱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틀릴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뉴튼의 법칙이 지배하던 시대에 살던 사람들에게 타임머신은 치졸한 상상 물에 불과했다. 그들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뉴튼의 법칙의 위대성에 매달려 움직일 줄 몰랐다.


아인슈타인이 뉴튼의 법칙을 몰라서 그것에 정 대응하는 새로운 이론을 발표했을까? 그는 뉴튼의 법칙이 지배하는 시대에서 살며 수학과 물리를 배웠다. 그가 아는 상식의 대부분은 모두 그 법칙 아래에 있었다. 시대를 지배하는 가치관과 법칙과 순응하는 삶을 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기존의 세계에 대응하는 과감한 시도를 함으로써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이다. 여기에 아인슈타인이라는 학자의 위대함이 있는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은‘법칙’이라는 단어 앞에 서면 위축되고 주춤거리고 만다. 예로부터 그렇게 정해진,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사실에 대항한다는 것은 영 쓸모없는 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법칙이라는 것은 퍽 유용한 제도이다. 여러 자연현상들이 이 법칙에 의해 설명되고 가시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법칙은 사회에 기본적인 규범과 질서를 부여하여 보다 능률적인 생활을 유도하기도 한다.


만약 매사에 법칙을 무시하려 한다면 가스가 가득 찬 공간에서 불을 붙여 불을 내거나, 나무 꼭대기에 앉아 사과가 위로 떨어져 날아오기를 기다리는 우매한 짓을 저지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법칙은 존중되어져야 할 당위성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법칙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자하는 사람이라면 잠시 법칙이나 규칙 따위에서 해방되는 것도 필요하다. 창조는 법칙의 파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100여 년 전의 영국의 탄광에서 사용하던 호롱등불은 우리에게 이러한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노상탄광을 제외한 대부분의 탄광은 지하로 수십 미터씩 파내려 가기 마련이므로 갱내는 칠 흙 같이 깜깜하다. 지금은 전기를 충전하는 밧데리를 이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전기가 발명되기 이전의 시대에는 갱내에서 사용할 조명기구가 커다란 문제였다. 갱내에는 폭발성이 강한 가스가 점령하고 있어, 유일한 조명 수단인 호롱불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영국왕립학회의 회장이었던 데비. 그는 기존의 상식과 법칙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로 깜깜한 지하에 빛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가는 철망으로 둘러싼 호롱불을 갱내에 가지고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철망의 사이사이로 가스가 새어 들어가 커다란 폭발 사고를 일으키게 될까?’


램프의 불꽃이 철망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를 두고 데비는 심한 갈등에 빠져 있었다. 과학적 상식으로 생각할 때, 구멍이 숭숭 뚫린 철망으로 기체와 불꽃을 분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쉽게 굴복하지 않았다.


‘그래, 일단 해보는 거야. 결과를 지레 짐작할 필요는 없어. 완전한 법칙은 없으니까...’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안전등의 탄생. 상식과 법칙에 얽매어 있었다면 결코 이루지 못했을 쾌거였다.


인류는 바로 이런 혁명가들에 의지하여 발전해온 것이다. 인간은 말보다 빨리 달릴 수 없고, 새처럼 날 수 없으며, 물고기처럼 헤엄칠 수 없다는 법칙을 깨트린 이들도 바로 그 혁명가들이다. 법칙을 깨트릴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고, 그에 대한 개선책을 가진 혁명가라면 인류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법칙은 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은 창조라는 거대한 망치로 깨어져야 하는 도전의 장이다.

wangyj39@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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