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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범죄와 기업윤리준수 프로그램의 錯綜
한국SR평가원장 박영식
2013년 06월 13일 (목) 관리자 webmaster@elenews.co.kr
   
 
   
 

남양유업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잠잠해 지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원전의 부품 검사의 진위 여부를 놓고 전력대란의 책임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기업내부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의 배후에는 개인에 의한 범좌와 조직에 의한 관리 부주의에 의한 책임이 개별적 혹은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범죄발견의 어려움과 예방의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최근 갑을관계에서 자행되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의 실체적 주체는 모두 조직원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노상범죄(street crime)와는 다른 white collar범죄 및 기업범죄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Edwin Sutherland는 화이트 칼러(White Collar) 범죄의 일차적 정의를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자에 의해 자행되는 범죄”로 보고 여기에 추가적으로 “자신의 직업과 신분, 지위를 활용”하는 이차적 정의를 기준으로 화이트 칼러 범죄를 규명하고 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블루 칼러(blue collar) 범죄를 들 수 있는데, 양자간의 차이는 화이트 칼러가 범죄의 기획(planning), 조직화(organization), 속임수(trickery)의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블루 칼러 범죄는 폭력성, 의리에 기반하고 있다.


화이트 칼러 범죄를 보는 시각도 제각각인데, 미국은 이를 경제범죄로 보고 있으며, UN은 이를 권력남용(Abuse of Power)의 한 유형으로 보고 있다.


권력남용은 자신이 가진 통제권과 의사결정권을 활용하여 범죄행위를 구성하는 것으로 주로 기업의 임원이나 관리자 급에서 발생하는 범죄 유형이며, 또 하나는 불법적인 행위나 불가능한 행위를 허가해 주거나 눈 감아 줌으로 인해 권한 남용이 성립하는 형태로 주로 CEO, 감독·감시자의 위치에 있거나 인허가권자가 범하기 쉬운 범죄 유형이다.


또한 범죄를 저지르는 목적에 따른 유형으로 횡령, 합법적 재물 강취, 위조, 사기 등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이익을 사취할 목적의 화이트 칼러 범죄, 뇌물수수, 사법방해, 직권남용, 편파판정, 위증 등의 공공기관 대상의 화이트 칼러 범죄, 행정규제위반, 환경범죄, 노동범죄, 생산안전규정위반, 불공정거래 등의 경제적 화이트 칼러 범죄로 분류하기도 한다.


최근 우리 사회를 들썩이고 있는 사회적 물의는 거의 이 범주 안에서 규명되고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
고위공직자의 성접대 사건, 공공기관의 조사 방해 행위, 전관예우에 의한 불공정한 편파판정, 비정규직 고용 관행, 직원 암행 사찰, 중소기업 기술 탈취, 가격 담합 등등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되는 기업범죄의 실제 행위 주체는 이러한 화이트 칼러의 불법적, 비윤리적 행태에 의해 자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2년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부패지수(CPI)는 전체176개국 중에 45위를 차지하였고, 경제개발협력기구인 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는 27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특히 해가 갈수록 부패율이 높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외친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의 本影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처럼 공직사회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는 부패의 대표적 행태인 뇌물수수는 사회정의의 수립과 구현이라는 취지에서도 심각성이 노출되고 있으며 그 양상이 점차 집단화되고 있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부패불감증에 대한 경종이 필요한 시점이다.


홍콩의 경우 부패에 대한 교역 상대국의 불신을 종식시키고자 감행한 ‘廉政公署(ICAC)’제도가 있다.


염정공서는 홍콩 당국이 공무원 범죄 전담기구를 설치하여 가장 부패했던 국가를 ‘염정공서법’, ‘뇌물방지법’, ‘선거부정 및 불법행위방지법’ 등의 부패방지 3법으로 가장 청렴한 공무원이 존재하는 국가로 변모시켰다는 화이트 칼러 범죄에 법적 잣대를 적용한 결과로 보여 진다.


화이트 칼러 범죄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이를 직업범죄로 볼 것인지, 기업범죄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기업범죄로 보는 측면에서는 ‘기업을 위해 기업의 임직원에 의해 행해진 범죄 및 기업자체의 범죄’로 구성하고 있고, 반면 직업범죄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자신의 직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개인에 의해 행해진 범죄와 고용주에 대항하여 피용자에 의해 행해진 범죄’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화이트 칼러 범죄는 어느 일면에 국한되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에서 다양한 수법으로 개인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혹은 조직의 지나친 충성심에 기인한 범죄 등 개별적, 복합적 요인이 결합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화이트 칼러 범죄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리 속담에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다”라는 말이 있다. 범죄심리학자인 Sutherland는 이를 ‘차별적 접촉(differential association)’을 소개하면서 구두판매점의 사장과 신입사원의 사례를 들고 있다.


구두판매점의 사장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경우 신입사원도 도덕적이며 윤리적인 사원이 되는데 사장이 그렇지 않을 경우 신입사원도 그대로 사장을 닮아 가는 태도에 대해 기업범죄의 조직성을 원인으로 들고 있다.


그는 이 이론에 한 발 더 나가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를 제시하여 차별적 접촉의 확산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 는 속담이 있듯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자행되는 실수가 후일 범죄행위가 되는데 기업에서의 하찮은 절도사건 등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범죄심리학자인 James Tompson은 화이트 칼러의 범죄를 기업의 조직성 이외에 ‘집단성’에서 찾고 있다.


그는 ‘rotten apple’(썩은 사과=암적존재)이라는 차별적 접촉을 통한 잘못된 행동의 전이현상으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려 놓는다’는 속담이 제격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 조직이 엘리트 집단이 조직 전체 의사를 결정하는 소수집약형 지배구조의 경우 범죄발생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Sutherland와 Tompson의 이론은 근본적으로 조직과 집단의 측면에서 기업범죄를 파악하고 조직의 리더십과 의사결정의 구조로 기업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차별적 접촉이론은 개인의지 때문에 그러한 환경에서도 범죄행위를 하지 않는 경우와 다수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운영되는 조직에서는 횡령, 뇌물수수와 같은 조직원 개인에 의한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버드 대학의 도덕교육센터장인 Lawrence Kohlberg는 인간의 도덕성 발달수준을 3개의 수준으로 구분하여 각 수준을 2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벌과 복종의 단계에서 점차 발전하여 욕구충족, 대인관계조화, 법과 질서, 사회계약을 통해 마지막으로 보편적 원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소 이론적인 도덕성 발달 단계를 기업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로 필자는 제4단계인 법과 질서의 측면에서 고려해 봄이 현실적이라 판단된다.


기업범죄 전문가들은 많은 조직들이 기업윤리 강령을 준비하고 있고 그 실천에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기업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전개하고 있지만, 예방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법적 제재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이트 칼러 범죄가 대부분 자기 이익을 위한 서구적 현상과 공동체 의식에 기반한 동양적 현상에 대해 각국은 개인과 법인에 대한 양벌 규정 이외에 3벌 규정(행위자, 행위자의 상사, 조직)도 제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실정법의 강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다양한 산업 현장의 특성을 무시한 일률적인 실정법 제정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어 일차적으로는 조직 단위의 윤리준수 프로그램의 제정을 장려하고 있다.
다만, 윤리준수 프로그램의 구비 여부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역사적 경험상 한계가 노정되기에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가지고 실정법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는 논의가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양형가이드라인’을 필두로 독일의 ‘자금세탁법’, ‘유가증권거래법’, ‘금융제도법’, 이탈리아의 ‘신기업형법’ 등은 기업윤리준수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혹은 value management, corporate governance 등을 통한 기업의 투명성, 기업통제에 대한 의지 여부를 판단하여 실정법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독일의 ‘질서위반법’은 관리자의 주의의무위반을 요건으로 행위자의 특정은 요구하지 않고 책임있는 관리자의 엄격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는 점에서 향후 국내 입법 동향이 주목되기도 한다.


사회 일각에서는 현재 노출되고 있는 기업범죄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설도 있다.


실제 화이트 칼러 범죄가 범죄행위로 인식되지 않는 이유는 먼저 조직적으로 벌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런 경우는 조직적 은폐가 가능하기 때문에 범죄 발생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다음은 전문가, 고위직에 의해 발생할 경우 이는 자연적으로 묻히거나 감춰지기 때문에 조직개편 등 커다란 이슈가 없는 쉽게 노출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강자나 통제자의 위치에 있는 자에 의해 자행될 경우에는 스스로의 잘못을 쉽게 은폐하거나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하기 때문에 영원히 노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D. Smith는 ‘마피아의 비밀’이라는 책에서 마피아의 합법적인 형태의 사업을 인용하면서 국제적 범죄조직도 자기의 근원적 범죄행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공공의 역할을 감안한다면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원전 마피아’와 같은 용어는 탄생되어서는 안 될 어휘이기도 하다.


또한 각 조직이 운용하고 있는 기업윤리준수 프로그램에 대한 재검토도 법이 시행되기 전에 하루빨리 정비되어야 할 조직의 의무임을 밝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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