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종편 프로그램에서 한 연예인이 연예계에 만연한 각종 비리와 관련하여 내부고발에 대한 법적 보호에 대한 현실적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내부고발(whistle blower)은 여러 형태가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아마도 윤리적 갈등에 기인한다고 보여 진다.

이 윤리적 갈등은 ‘공익’을 위한 과감한 자기희생이라 보아도 될 듯한데, 무엇을 가지고 공익으로 볼 것인가는 관점에 따라 그 사실관계가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미국의 직업기술자연맹은 ‘공익’을 ‘공공의 안전, 위생, 부를 위협하는 직권남용을 고발’하는 것을 공익을 위한 내부고발로 보고 있다.

또한 내부고발자는 고발할 의무가 동료나 조직에 대한 충성보다 우선하여야 하는 자기결정이 필요하다는 개인적 성질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내부고발의 실체적 접근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내부고발자의 미래에 대해 조사한 통계가 있다. 이에 의하면 내부고발자의 약50% 정도가 보복을 당했으며, 10~20%정도는 자살, 이혼, 가정파탄 등의 정신적 쇼크를 경험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내부고발에 대한 조직적이고 불법적인 보복행위가 자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예계에서 내부고발은 업계 퇴출로도 표현하고 있는 앞선 방송 내용에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눈감아주기, 남의 일로 치부해 버리는 이러한 현상이 결국은 기업의 커다란 범죄와 연결되고 있음을 자각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내부고발자는 직접적으로 범죄와는 연루되어 있지 않더라도 사회적 도편추방제(ostracism)에 대한 두려움, 자신이 속한 조직과 동료들에 대한 충성심, 비윤리적·불법적 행위에 대한 기업의 어쩔 수 없는 합리성에 대한 믿음, 자신의 육체적 안전이 대부분의 사람들로 하여금 내부고발자가 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이유로 파악되고 있다.

어느 사회도 스스로 사회에서 발생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내부고발자에 대한 방치는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내부고발자의 개인적 불만이나 만용에 의한 허위고발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할 수 있다.

내부고발은 인간관계의 네트워크와 관련된 사회적 행위의 한 특징으로 주로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적당한 통로가 없을 때 발생한다.

또한 그러한 비정상적인 행위에 관여한 동료와 관여하지 않은 자신이 동등한 책임을 지게 될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의 작은 범죄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즈음의 기업 현실을 감안하면 기업 내부의 자정 호루라기 시스템(Hot Line)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 봐야 하겠다.

또한 형식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새로운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또한 내부고발자가 조직이나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고발 이전의 사회생활이 영위될 수 있도록 현행 내부고발자보호법 체계를 다시 한 번 검토해 볼 것을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