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discriminate)’의 원래 의미는 ‘한 대상을 다른 것과 구별하다’는 의미로 가치중립적으로 그다지 나쁜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차별’에서 풍기는 의미는 개인의 재능 대신에 편견이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고방식에 근거해 사람을 부당하게 구별하는 악의적 의도를 품고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고용시장에서 차별은 첫째 업무수행능력, 경험, 기타 도덕적으로 타당한 자격요건 등 개인적인 장점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는 점, 둘째 종교, 성별, 계층별, 지역별, 성적 지향 등 편견 혹은 고정관념에 대한 도덕적으로 부당한 태도, 셋째 취업, 승진, 보수 등 개인적 차원의 불이익 측면에서 법적 대응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차별도 발생하는 조직 내부의 제도에 따라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겠으나 심각한 것은 무의식적으로 사회의 기존 관습과 고정관념을 수용하면서 비의도적, 무의식적으로 차별하는 개인의 고립적 행위에 의한 차별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임의고용의 대상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과 파견근로자에 대한 사정당국의 서슬이 퍼렇다. 사상 유래 없는 파견근로자의 법적 성격에 대한 법원의 판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업들의 눈치보기 또한 정권 교체기에 보이는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비춰진다.

임의고용의 원래의 취지는 고용의 유연성과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로 과도한 신분보호에 따른 무사안일을 타파하고 인력규모감축, 예산절감 등을 위한 관리수단으로 인식되어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수용하여 왔으나, 이러한 임의고용 과정의 의사결정 미숙, 직원들의 조직 충성심 저하, 특히 차별과 정실남용 등의 부정적 측면에 노정되면서 사회안전망 확충 차원에서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게 된 듯하다.

차별에 대한 윤리적 접근은 세 가지로 요약되고 있다.

먼저, 차별이 인적자원의 비효율적 사용을 초래한다는 공리주의적 입장, 인간의 기본권 침해 관점에서 보는 칸트식 권리적 주장, 그리고 사회 이익과 부담의 불공정한 분배를 초래한다는 롤즈식 정의적 주장으로 임의고용에 대한 정규직 고용과의 차별에 대해 기업윤리의 잣대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고용에 대한 기업윤리 측면에서 차별과 구별을 헷갈려서는 안 될 것이다. 차별이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면 구별은 사회적 합의성에 근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구별’은 ‘상식적으로 이유가 있는 구분’으로 본다면 차별과 구별에서 오는 혼선은 예방할 수 있다. 다행히도 차별과 구별에 대한 혼선에서 우리 기업들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는 듯 해 반갑기만 하다.

임의고용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에서 경제적 성장, 법적 기준, 윤리적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고용 관행을 결정하여야 하는 기업에게 최근의 일련의 사태는 향후 고용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지표가 되리라 보여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