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도대체 경제민주화가 무엇이기에 그토록 온 국민의 관심이 되었던 것일까?

아마도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서민, 특히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기업의 문어발식 기업 확장, 골목골목까지 파고 들어오는 거대한 공룡의 입김에 생계의 위협을 느낀 자영업자의 피눈물나는 생존의 몸부림에 대한 절규의 여파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닐진데 왜 하필이면 최근에 와서 이러한 사회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일까?

1980년대 이후 꾸준히 그 영역을 확장해 오던 신자유주의 물결에 의한 미국발 금융위기는 경제 체제에 대해 반성을 촉구하게 되면서 상생의 경제, 동반성장의 경제, 지속가능한 성장에 무게 중심이 옮겨지면서 새로운 경제 질서의 패러다임을 요구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한 반증으로 국제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하던 환경에서 한 발 더 나가 이제는 기업만이 아닌 모든 경제 주체(시장, 정부, 소비자)가 각자의 영역에서 사회적 책임(SR)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강한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싶다.

기업의 근대적 형태는 상업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세계 어느 국가든 일시적으로 상업이 존경받기도 하고 경시되었던 시기도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부침속에서 꾸준히 자기들만의 상인 정신을 가지고 지역, 사회, 국가에 헌신한 상인들의 정신을 현 시점에서 다시금 음미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진 개성상단이 있다. 개성상단에 대한 다양한 학술적 이론을 모두 정리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이 우리에게 남겨 준 상거래에 있어 유산은 상당히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에도시대 근강상인(近江商人)을 그들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오늘날 일본의 대형 상사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한 근강상인은 그들 상거래에 있어 ‘3방 유리’의 정신에 기초하고 있다.

여기서 3방이란 매도인, 매수인, 사회를 지칭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매도인이 매도 과정에서 약간의 손해를 입었을 경우 매수인에게는 이득이 되었을 것이며 장기적 거래를 염두에 두고 현실의 손해를 감수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불황시에는 현대판 사회간접시설(SOC)에 그들의 자금을 기부하는 형태로 고용을 창출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기여한 사실에서 이들의 정신은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시부자와 에이이치, 경영의 신이라 칭송되고 있는 마쯔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등에게도 전수되어 그들의 경영철학에서 철저한 ‘공생’과 ‘사회성’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중국에는 광활한 대지에 걸맞게 중국 10대 상단을 들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존경받고 있는 상단으로는 영파상인이 있다. 영파상인은 지역적 발전과 함께 국부를 주도하고자 하는 강한 의식이 내재되어 있어 오늘날 대만의 부국화에 기초를 형성하였으며 개혁 개방 이후 중국 경제에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한중일 지도부가 교체되었고, 경제적으로는 한중일 FTA가 한창 협상중에 있다.

각국이 자국내의 경제활성화를 위한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데 그 핵심은 소외 계층에 대한 국가적 정책 방향이다. 그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가진자의 배려인데 이 부분에 대한 경제단체의 해법은 제각각이다. 만약 칼 멩거(Carl Menger)라면 어떠한 조언을 해 주었을지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