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계에서 '의리의 사나이'로 통하는 사람.

물론 우리 주위에 의리파로 불리는 사람은 많지만 백준기 명일건설 사장만큼 의리하면 떠올리게 하는 사람도 드물다.

전기공사업계를 비롯한 전기계에서 그를 의리파로 부르는 것은 그리 내세우지도 않지만 그를 필요로 하는 곳엔 언제나 그가 있기 때문이다.

티 나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주위를 배려하는 그의 모습이 도리어 주위에서 그를 의리파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저는 제가 의리가 많은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도리어 의아하게 생각해요. 저도 욕심이 있고 한 사람인데…. 의리가 많다는 것은 제가 바보스럽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닌가 부끄럽네요."
자신이 의리파라고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백 사장이지만 평가는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위의 대다수가 의리하면 그를 떠올리는 것은 그만큼 그가 남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말대로 어쩌면 바보스러울지도 모른다.

"제가 한동안 전기공사협회 고양시전기공사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한 바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의견대립이 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제 생각에 제 임기동안에는 모든 회원들이 저를 믿고 뜻을 하나로 뭉쳐주었던 것 같아요."

그의 말대로 고양시에 속해 있는 공사업체 사장들의 말에 따르면 회를 움직이는데 있어서 다른 의견이 일부 있더라도 그간 백 사장이 해 왔던 말과 행동을 보면 그의 의견을 따라서 손해 될 것이 없다는 믿음 때문에 큰 대립이 없었다고 전한다.

"금전적인 면에서는 가족에게 미안한 점이 많죠. 벌긴 버는 것 같은데 식구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만큼 채워준 적은 없으니까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그의 성격인지라 그는 같은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하면 돈을 꾸어주기도 여러 번.

그러다 떼인 돈도 많지만 언제나 그는 빚을 심하게 독려하기보다는 언젠가 형편이 나아지면 갚겠지라는 믿음으로 산다.

물론 요즘은 돈을 꿔주기보다는 그냥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형편에 맞게 행동한다고 한다.

가족에 대한 책임과 금전으로 인한 상대에 대한 실망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행동양식의 변화인 것이다.

"한곳에서 오랫동안 업을 하다 보니 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보잘 것 없는 사람이지만 저를 필요로 하는 이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앞에 나서는 성격은 아니지만 업계에서 필요할 때마다 항상 그 자리를 채우고 최선을 다하는 그이기에 고양 및 경기북부지역에서는 그를 진심으로 형님으로 모시는 업체 사장들이 많다.

"지금도 신호등 및 가로등 설치공사를 전문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제 아버님이 이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시공인이었습니다. 그것을 제가 의약분야에 잠깐 외도했다가 다시 돌아와 하고 있고 현재 제 아들이 대를 잇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분야에 3대를 이어 종사하고 있는 셈이죠."

신호등 및 가로등이라는 전문분야에 대를 이어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뿌듯한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는 그는 비록 자신의 대에 큰 실적은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명맥을 잇고 있다는 점이 스스로 대견스럽고 또 아들이 더 큰 일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항상 내 자신에 충실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살려고 합니다. 남에게 봉사한다기보다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진실한 도움이 아닌가 생각해요."

항상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백 사장다운 말이다.

"자신에게 충실하면서 남을 배려하며 사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이지만 조금만 자신을 낮추면 모두를 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강조하는 그는 조그만 것에서부터 차근차근 큰 것으로 접근해 나가면 모두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고통 없이 모두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을 확신하다고 말했다.